기약없는 취업준비에 불안장애 증가…OECD회원국 청년실업률 개선불구 韓은 4년째 두자릿수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 청년 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이 스터디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의 청년들이 벼랑 끝에 섰다. 일자리는 없는데 빚은 늘어만 간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위안하며 스펙 쌓기에 열중이지만 늘어나는 건 은행 대출뿐이다. 취준생 신세가 길어질수록 은행 복리처럼 급증하는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삶을 좀먹는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지금 벼랑 끝에 몰려있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저성장을 지속하면서 청년층은 경제 활동에 많은 제약이 가로막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수록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 및 사회적 비용 부담 가중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참여가 전체 연령층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전체 실업률은 2010년 이후 3%대 안팎에서 오르내리지만,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같은 기간 7~9%대 후반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2.7%, 공식실업률 9.9% 및 전체 연령층의 체감실업률 11.1%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이 높다보니 휴학도 덩달아 늘었다. 대졸자 중 휴학을 경험한 인원은 2010115만명에서 2017130만명으로 늘어났다. 취업 준비를 사유로 휴학을 결정한 비중은 201520.2%에서 201730.1%1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청년들의 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불안감 등 정신 질환을 겪는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은 중장년층에서 발병하지만, 최근 들어 청년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6년간 국내 청년층 인구 10만명 당 우울증 환자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4.7%로 전체 세대의 1.6%를 훨씬 웃돈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의 다른 정신질환 역시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이 요구하는 근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중소·중견기업에서 더 많이 창출돼야 한다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신용 회복은 소외되는 점을 감안하여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 회복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청년실업률이 점차 개선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청년실업률은 201016.74%를 기록한 이후 7년째 꾸준히 회복 중이지만,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201410%대로 올라선 이후 4년째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