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담배 사업장은 그대로… 신라·신세계免 “공고 뜬 후 검토할 것”

롯데면세점이 결국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일부 사업을 철수한다. 그간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측에 영업 상황 악화에 따른 임대료 조정을 요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이로써 롯데면세점은 주류·담배 부문(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권을 반납하게 된다.

13일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사업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롯데면세점은 공문을 통해 기존 제1터미널에서 운영하던 4개 사업권 중 향수·화장품 등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2월 말 이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3월 이후 롯데의 요청에 대한 해지 승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
 

/ 사진=뉴스1
롯데면세점이 3월 중 공항공사의 해지 승인을 받게 되면, 120일간 연장영업을 한 뒤 문을 닫게 된다. 주류·담배 사업 역시 적자인 상황이지만 인천공항공사와 공항 이용객 불편의 최소화를 위해 해당 사업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는 게 롯데면세점 측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그간 임대료 인하를 통해 공사 측과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항면세점 임대계약과 관련한 불공정거래 행위 신고서를 제출하며 강수를 뒀지만, 끝내 조정이 이뤄지지 않자 내부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점 철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보복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높은 임대료가 꼽힌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50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떨어졌다.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이 3기(2015년 9월~2020년 8월) 면세점 사업 기간 동안 내야 할 임대료는 총 4조1412억원이었다. 롯데면세점은 1년차에 5059억원, 2년차 5160억원, 3년차 7740억원, 4년차 1조1611억원, 5년차 1조1843억원 등 임대료를 5년 간 나눠 내야하지만,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롯데면세점이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하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배보다 배가 더 커진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제1터미널에 근무하는 100여명의 직영사원들에 대해 희망 근무지를 고려해 제2터미널과 시내면세점 등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이같은 작업은 3월 중 직원 간담회를 실시해 5월 중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1터미널 사업 철수로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해외 사업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일본 긴자와 간사이공항, 미국 괌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태국 방콕 시내, 베트남 다낭공항 등 총 6개의 해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베트남 2호점인 나트랑공항점을 개점한다. 아울러 베트남 면세점 시장 공략을 위해 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빈 자리를 누가 채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2위, 3위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아직 공고가 뜨기 이전인 만큼, 입찰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일단 공고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다. 공고가 나온 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 역시 “공고가 나온 후에야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가게를 어떻게 꾸밀지는 가게 주인이 결정하는 거다. 결국 공항공사가 어떤 조건을 내걸고 공고를 낼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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