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문가 “펜스 부통령 대북 대화 가능 언급, 비핵화 원칙서 바뀐 것 아냐”

대북 전문가들은 북미대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북미 양국 모두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13일 밝혔다.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북 대화 가능성 언급에 대해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우선이란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대북 전문가들은 북미대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양국이 모두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13일 밝혔다.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북 대화 가능 언급에 대해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우선이란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있는 조처라고 믿을 만한 어떤 것을 북한이 실제로 하기 전까지는 압박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우리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라는 마지막 단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를 위한 초기 단계가 중요하다”며 “그 초기 단계는 북미 양국이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런 면에서 북한은 미국이 위협으로 느끼는 핵미사일 실험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 미국도 북한이 위협으로 느끼는 한미 군사훈련에서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 실용적 한미 군사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협상과 대화는 상호 존중의 자세에서 시작해야 가능하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역지사지 입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해서 상황이 금방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은 원칙이 분명하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의지를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양무진 교수는 “미국 당국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 “대화를 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미국에 강경 메시지를 보내면 언제든 다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선순환 시킨다는 기존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라면서 “한미 간 조율을 통해 남북 대화를 하고 여기서 북한을 설득해 북미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성철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 정상회담과 다르다. 지금 북한 핵미사일은 미국에 도달할 수준까지 완성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는 핵문제가 한국의 당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북에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욱 교수는 “한국정부는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대화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대화가 대북 제재를 무력화 시키면 안 된다. 북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경협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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