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사상최대 매출 이면에 유저들의 불만 쌓여…유저 신뢰 내팽개친 매출 극대화 전략 재점검을

유저와 게임사간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게임사들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과금 모델을 도입하면서, 유저들의 불만은 현재 극에 달한 상태다. 게임사와 유저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과금 모델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는 매출 6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과 비교해 2조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호실적은 모바일게임의 엄청난 흥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의 경우, 성인은 월 50만원, 청소년은 7만원으로 결제 한도가 정해져 있다. 반면 모바일게임의 경우, 결제 한도가 아예 없다. 게임 빅3가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11개월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문제는 게임사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과도한 과금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월 결제 한도가 없는 모바일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대다수 모바일 RPG의 경우, 과금없이는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게 설계돼 있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뽑기 시스템마저 대거 등장하면서, 유저들의 지출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한달에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쓴 유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게임에 돈을 쓰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문제는 과도한 과금을 모든 유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 자체는 무료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선 과금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초창기 모바일게임의 경우, 큰 과금없이도 게임을 즐기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나오는 게임 대부분은 과금이 사실상 필수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높은 레벨을 달성하게 될 경우, 과금 없이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유저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의 경우, 이미 유저들 사이에서 ‘돈슨’, ‘돈마블’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소수의 과금 유저들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사들은 많은 과금을 하는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할 수 밖에 없다. 게임을 무료로 즐기거나, 조금 과금하는 유저 입장에선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 매출은 점점 더 높아지지만, 게임 평판은 점점 더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종종 연출되곤 한다. 이미 상당수 유저들은 국산 게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는 “한 때는 국산 모바일게임에 매달 수십만원을 썼다”며 “캐릭터를 키울수록 들어가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지금은 게임을 접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국산 모바일게임을 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착한 과금’이라고 불리는 유저와 게임사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합리적인 과금 모델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게임사들은 뽑기 아이템, VIP 시스템 등 많은 과금이 필요한 과금 모델 개발에만 주력하고 있다.

한 대형업체 사업부 관계자는 “우리가 하는 일은 ‘유저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쓸지’ 고민해, 이를 시스템화 하는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 극대화가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한번 잃은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과금과 관련해, 유저들에게 신뢰를 잃은 상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게임사들도 스스로를 돌아볼 시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스스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건지’, 아니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든 건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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