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편승한 이자 장사와 인력감축으로 수익 불려…혁신의 결과물이었다면 박수 받을 것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설 연휴를 앞두고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뒷말이 많다.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벌었고 이를 고생한 직원들과 나누겠다는데 무슨 뒷말이 있겠냐마는 두 가지 측면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첫 번째는 은행 수익이 여전히 이자이익 중심이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희망퇴직 실시 이후 남은 직원들만 그 보상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규모는 73886억원에 달한다. 이중 국민과 KEB하나은행은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은행들의 실적만큼 성과급 규모도 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기본급의 200%, 올해 1100% 등 총 300%에 달하는 특별 성과급을 직원들과 나눴다. 지난해 2175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한 실적에 대한 보상이었다. 설을 맞아 추가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21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은행권 2위로 올라서면서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 2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관리자급 이하 직원들은 2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나눴다.

 

지난해 KB국민, KEB하나, 신한금융지주 등과 우리은행 등이 거둬들인 영업이익 중 이자수익 비중은 압도적이다. 이들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이자 수익은 22조원 이상으로 영업이익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뛰는 집값과 이자부담에 서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은행들은 돈장사로 손쉽게 이자수입을 불려 이익을 내고 있다는 시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에 따른 시선이 곱지 않다.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나는 직원들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 수는 2400명에 달한다. 영업점 수가 줄었고 그에 따라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사정은 이해하겠다. 그러나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직원들을 떠나보내면서 이들이 또 한편에서 금융산업을 금융산업답게 만드는 혁신에 과연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가 묻고 싶다.

 

은행들의 실적 잔치와 성과급 잔치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어졌으면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손쉬운 이자 수익과 희망퇴직이 아닌 혁신의 결과물이기를 바래본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