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심하면 소화불량, 민성피로 동반…혈액순환 원활하도록 족욕 권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4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수족냉증은 증상이 심할 경우 소화불량, 민성피로를 동반하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온 유지와 원활한 혈액순환 등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고 권유한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질환을 지칭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실외에서 찬바람에 노출되거나 물에 잠시만 손발을 담가도 쉽게 한기를 느낀다. 하지만 실내 적정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낀다면 수족냉증 여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빈혈이나 저혈압, 영앙실조, 갑상선 기능 저하, 심장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는 혈관이 수축돼 손에 가는 혈액량이 줄게 돼 수족냉증 원인으로 작용한다. 만병 근원인 스트레스도 수족냉증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코티솔’은 혈관을 수축시켜 결과적으로 혈액이 손발까지 미치지 못하게 된다.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수족냉증은 단순히 손과 발이 차갑다고 느껴지는 것 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한다. 심지어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잠을 자야 되는 경우도 있다. 소화불량, 설사, 만성피로, 식욕저하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량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보다는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는 사춘기, 임신, 출산, 폐경 등 여성호르몬이 변화될 때 자율신경계도 변화를 겪게 되며, 손끝, 발끝 등 말초 신경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수족냉증은 다른 질환에서 동반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다른 질병이 아닌지 감별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손발 감각 저하, 손 통증, 피부 색깔 변화 등을 보이는 경우 단순한 수족냉증이 아니라 레이노 증후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손발이 차다는 증상 때문에 수족냉증과 레이노 증후군을 혼동하기 쉽다. 레이노 증후군은 손가락이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하게 변했다가 '파란색'으로 바뀐다.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붉은색'으로 바뀌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수족냉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체온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 시 방한이 되는 옷을 꼭 챙겨 입고 두꺼운 양말과 모자, 마스크, 장갑을 착용해 보온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때 두꺼운 옷 하나를 입는 것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이 열손실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거리에서 걸을 때는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걷도록 하고, 집은 따뜻하게 보온이 돼야 한다. 세수나 설거지 등을 할 때는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단열이 되는 컵을 사용하며 손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낼 때는 장갑, 냄비 집게를 사용한다. 여성의 경우 빨래 등 차가운 물에 손이나 발을 노출하는 일이 많은데, 가급적이면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고 자동차를 타기 전 미리 예열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회피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흡연은 금기고, 간접 흡연도 피해야 한다.

 

또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전반적 안녕감을 조장하고 체력을 증가시키므로 권장된다. 진동 기구는 필요할 때만 최소로 사용하고, 진동을 줄일 수 있도록 개발된 항진동 장갑, 항진동 보호막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율희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족냉증은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피임약, 심장약, 편두통약, 혈압약은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해당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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