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200%, 맥주 150% ↑…AI 기기 비치·원화결제 서비스 등 도입

편의점 GS25 매장에서 한 외국인이 달러로 결제를 진행하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GS25
오는 25일까지 계속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평창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노린 편의점들의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의 장점을 살려 소비자들의 발길을 자사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해 외화 결제 서비스, 원활한 통역을 위해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도입하는 등 편의점 CU(씨유), GS25 등 국내 편의점들의 평창 손님맞이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매출 견인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반면 편의점이 없는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경기장 내 매점을 이용하면 된다지만 가격이 들쭉날쭉한 바람에 음료 한 잔을 사더라도 편의점에서 사는 것보다 높은 값을 지불해야 하는 탓이다.

◇ 통역·원화 결제 모두 편의점서 가능

GS25는 지난 5일부터 평창 지역 GS25를 시작으로 전국점포에서 외환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환 결제 서비스는 원화로 환전을 하지 않은 달러, 엔화, 유로, 위안화까지 네 종류의 외환 지폐를 GS25 점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GS25의 이번 외환 결제 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주요 외환 지폐로 바로 결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 관련 문제 등으로 현금 결제를 선호하지만 한 번에 많은 금액을 환전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기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사용한 신용카드가 여행을 마치고 자신의 국가로 귀국했을 때 이중 결제 등의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를 취하는 데 복잡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GS25는 평창 지역 점포에 환전하지 않은 외환 지폐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홍보물을 부착해 외국인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GS25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GS25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시작하는 외환 결제 서비스는 지금까지 없었던 혁신 적인 서비스”라며 “동계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지속 운영함으로써 GS25 가맹점의 매출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 비치된 AI 스피커가 통역도 돕는다. BGF리테일은 KT와 업무제휴를 맺고 강원지역 씨유에서 인공지능 디바이스를 통한 정보 제공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를 위해 BGF리테일은 지난달 11일부터 강원지역 점포 중 관광객 방문율이 높은 주요 매장 70곳을 선정하고 KT의 인공지능 디바이스 ‘기가지니(GIGA Ginie)’를 설치했다.

또한 이달부터는 외국인 방문자와 점포 근무자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통역 기능도 탑재된다. “가까운 맛집이 어디야?” “근처 호텔 어떻게 가?” 등과 같은 질문을 하면 기가지니가 음성 인식을 통해 질문자가 선택한 언어로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홍철기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편의점 인프라와 최첨단 과학 기술을 접목해 강원지역을 방문하는 누구나 즐겁고 편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첨단 과학 기술과 접합하여 4차산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장 주변 편의점 매출도 올라


​편의점 업계가 올림픽에 주목하는 만큼, 경기장 주변 매장 매출 역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9일 개막식이 열린 평창 현지에 국내외 응원단이 대거 몰리면서 선수촌, 경기장 인근 점포들의 평균 객수는 전주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해당 지역의 편의점은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평소보다 외국인 고객들의 방문 비율이 높아지며 지난주 대비 와인 206.0%, 수입맥주 149.9%, 수입생수 122.5%, 샐러드 96.6% 등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주요 먹을거리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영하권의 날씨에 방한용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핫팩, 마스크, 귀마개 등 방한용품은 전주 대비 무려 3.2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이 외에도 즉석원두커피 110.8%, 컵라면 105.7%, 냉장면(우동 등) 104.8%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 편의점 없으니 매점 찾지만…매점은 “비싼 가격이 함정”

다만 주변에 편의점이 없는 일부 경기장에서는 불편 사항도 제기되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등 경기가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주변에 편의점이 몇 곳 없는 상황이다. 경기장 내 매점이 있다지만, 편의점처럼 정해진 가격으로 파는 게 아니다보니 지나치게 판매가를 높여 부른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던 윤아무개씨(서울·28세)는 “안 그래도 경기장 주변 편의점을 찾았는데 없더라. 원래 유동인구가 많이 없는 곳이어서 그런지 편의점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 대신 매점이 있어서 매점을 주로 이용했다. 핫도그, 떡볶이 다 파는데 함정은 가격이다. 콜라 한 잔에 3000원이었다. 편의점 가면 1900원에 살 수 있는 걸…”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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