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량 맞춘 공급량 확보가 호황기 승패 좌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평택 1라인).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최근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석방된 직후 나온 결정이라 이 부회장과 투자를 연관짓기도 하지만 사실 오래전 이미 결정된 사안이었죠.

반도체와 관련된 투자 소식을 보면 대부분 라인증설과 관련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충북 청주 M15 공장 건설과 중국 우시 공장 확장을 위한 건설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최첨단 기술집약 산업인 반도체, 왜 연구개발보다 라인증설과 같은 시설투자가 투자의 주를 이루냐며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반도체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시설투자에 워낙 큰 돈이 들어가니 상대적으로 덜 부각돼 보일 뿐이죠. 예를 들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의 경우 약 3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반도체 산업에 있어 라인 증설이 중요하긴 합니다. 산업이 잘 나갈때 최대한 많이 팔이 위해서죠. 반도체 가격은 주기를 갖고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잘 따라가지 못할 때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데, 이 때 열심히 물량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반도체 호황기를 제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게 팔리는데 물량을 대지 못하면 나중에 추운 겨울을 나기 힘들겠죠?

특히 요즘과 같은 반도체 초호황기에는 투자가 더욱 중요하죠.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업계에선 4차산업혁명 등으로 수요가 얼마나 더 필요하게 될지 솔직히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생산량을 늘리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업계에선 이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설비가 든든해야 호황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적으론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기술력이 별로면 아무리 만들어내봤자 사줄 고객이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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