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M811’ 장착 니로EV, 배터리 내 코발트 비율 적어 공급 원활할 듯…코나 일렉트릭은 ‘NCM622’ 배터리 탑재로 수급 차질 위기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거래 제한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오는 6월 전기차 ‘니로EV’ 출시를 앞둔 기아자동차가 호재를 맞게 됐다. 니로EV는 국내 첫 ‘NCM811’ 배터리 장착 전기차로 ‘NCM622’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보다 코발트를 적게 쓴다. 이에 코나 일렉트릭보다 출시가 늦는 니로EV가 출고에선 앞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CM은 리튬이온 2차 전지 내 양극 활물질인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 등의 비율로 NCM811은 니켈(N)이 8, 코발트(C)와 망간(M)이 각각 1:1의 비율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배터리는 ‘NCM111’이었지만, 코발트 가격 인상 등으로 NCM622를 거쳐 NCM811에까지 기술이 개발됐다. 코나 일렉트릭에는 NCM622 배터리가 채택됐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업체는 최근 코발트 가격 인상 및 코발트 거래 제한 가능성 대두로 배터리 생산 차질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이 아동 노동력 착취 논란으로 런던금속거래소(LME) 조사를 받고 있는 탓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콩고산 코발트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코발트 광산 모습. / 사진 = 뉴스1


◇ ‘코발트 변수’에 현대차 배터리 수급 위기 재발

LME 조사 이후 코발트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최근 2년간 3배 넘게 올랐는데 9일 기준 LME 코발트 가격은 8만1500달러(약 889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처음 8만달러를 넘어선 톤당 코발트 가격은 9일 만에 18.7%가 올랐다. 이에 LG화학은 이미 원자재 가격을 배터리 판매가와 연동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부담은 지난달 15일 이후 현재까지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전기차 2만여대 물량을 예약받은 현대차가 지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1개 차종 전기차를 생산하면서도 배터리 수급 차질로 심각한 출고 지연을 겪었다. 특히 올해 배터리 용량이 큰 코나 일렉트릭 등 2개 차종 전기차 배터리를 NCM622로 채택, 출고 부담이 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와 같은 출고 지연을 막기 위해 일찌감치 예약 판매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NCM622 배터리를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하는 LG화학은 다른 입장이다. LG화학 내부 관계자는 “LG화학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전기차 제조사가 현대차 한 곳이 아니다​면서 ​향후 콩고산 코발트 문제로 배터리 수급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 NCM811 채택한 기아차 니로…출고 이익 볼 가능성↑

상황이 이렇게 되자 4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으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던 기아차 니로EV가 출고에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니로EV에 SK이노베이션과 국내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가 함께 개발한 NCM811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NCM811은 NCM622보다 코발트를 절반 적게 쓴다.

정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규모가 2만대로 한정된 상황에서 출고 속도는 전기차 판매에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통상 ‘선착순’으로 이뤄졌던 전기차 국고보조금 신청 방식을 '출고 등록순'으로 변경했지만, 정부 전기차 보급 목표인 2만대 안에 들어야 하는 것은 같다. 이에 6월 출시 예정인 니로EV는 보조금 소진으로 판매량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코발트 문제로 배터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코발트가 절반이나 적게 들어가는 기아차 전기차 니로EV가 상대적인 출고 이익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현재로썬 LG화학에서 NCM622 배터리를 받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보다 NCM811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한 기아차 니로EV가 조금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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