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 3인 분석 “아직은 북미 눈높이 맞지 않아”…펜스·김영남, 리셉션서 조우 가능성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9일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하면서 북미대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현실상 북미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미대화를 위한 남북관계 진전 등 한국 정부의 사전 기초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미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 서로 마주앉기 쉽지 않다”며 “북한은 대화를 원하는 분위기지만 미국에게 먼저 다가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펜스 미국 부통령은 천안함을 방문하려 하고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오토 웜비어 부친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초대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평창올림픽 기간 북미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 반면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원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장기적으로 북미대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기초작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대화가 어느 시점에는 필요하다. 남북대화가 진전되면 북미대화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정부는 북미대화를 무리하게 성사시키려 하기보다 남북대화를 진전시키고 북미 양측에 북미대화 필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속한 시기 내 북미대화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전임연구원은 “객관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북미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북한이 어제 열병식에서 이설주를 대동하고 핵무기 언급을 자제했다. 앞으로도 북한의 군사적 자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북미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병로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등 여러 세계 지도자들이 북미대화를 중재하려고 노력한다”며 “북한도 여러면에서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이를 활용해야 한다. 지금이 북미대화의 적기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북미 간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미국의 대북 압박 입장에 순응하기보다 북미대화를 양측에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만약 북미대화가 열리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논의될 수 있다”며 “북 비핵화는 당장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다. 중국이 제안한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 및 개발과 한미군사 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후 전용기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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