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프리미엄’ 키워드 집중…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시장서 돌파구 마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 비전 실행의 원년인 올해 들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기존 이미지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3위에 그치고 있는 롯데마트는 천편일률적인 기존 마트에서 건강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롯데슈퍼 역시 신임대표를 맞은 만큼, 침체된 SSM(기업형슈퍼마켓) 시장을 살리기 위해 프리미엄 푸드마켓과 지역·소비자 맞춤형 ‘뉴컨셉’ 매장을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로선 신 회장이 롯데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해 선포한 뉴롯데 실행의 출발선인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2018년 사장단회의에서 “뉴롯데 비전에 담긴 질적 성장의 가치를 충실히 이행해달라”면서 “적극적인 내부 개선 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내는데 집중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사장단회의 명칭도 올해부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으로 바꿔달았다. 사업전략뿐 아니라 그룹차원의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의논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 롯데마트의 실험, ‘마트를 넘어선 마트’

롯데마트 변화의 키워드는 ‘건강’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탈바꿈 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득 수준 증가 및 1인 가구의 확산, 고령화 등으로 고객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전통적인 할인점의 가격 소구형 행사보다 가치 위주의 소비문화에 따라 건강이라는 핵심가치를 제안하는 업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
 

서울역 롯데마튼 내부에 'Health is Everything'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롯데마트
김 대표는 이 같은 롯데마트의 변화에 대해 “고객들과 ‘Health is Everything’이라는 메시지로 올 한해 소통하며, 롯데마트가 왜 ‘생활의 답’인지를 지속적으로 알려 나갈 것”이라며 “창립 20주년을 맞아 ‘건강’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집중하는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향후 롯데마트의 20년을 준비해 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순 할인점으로서의 성격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롯데마트의 탈(脫)할인점 선언은 올해 들어 갑자기 생겨난 새로운 것이 아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올해 1월부터 모든 할인점에서 담배를 판매하지 않겠다며 건강전문회사로의 변모를 예고했다.

롯데마트는 경쟁상대를 온라인과 인터넷 쇼핑몰로 잡고, 이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건강을 앞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롯데마트는 자체브랜드(PB) 밀솔루션 브랜드인 ‘요리하다(Yorihada)’와 건강 라이프 브랜드인 ‘해빗(Hav’eat)’​ 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해빗팀을 건강 관련 식품을 전담하는 BM(Business Management) 단위로 신설해 운영 중에 있다. ​​

◇ 침체된 SSM 살린다… 롯데슈퍼도 바뀐다

9일 문 연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서초점 내부. /사진=롯데슈퍼

현재 SSM은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으며 편의점보다 저렴하다”는 등 장점으로 무장해 몸집을 불렸던 SSM의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게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전체 SSM 판매액이 38조 규모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매년 꺾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SSM 매출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2014∼2016년 동안 3.3%, 1.3%, 0.8%로 해마다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골목상권 논란의 중심에 선 탓에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신규출점도 가로막힌 상태다.

앞서 최근까지 롯데지주 가치경영4팀장을 역임했던 강종현 롯데면세점 전무를 신임대표로 선임한 롯데슈퍼는 이 같은 침체에 맞서 활로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변화의 두 축은 ‘프리미엄’과 ‘뉴컨셉’이다. 롯데슈퍼는 소득 상위 30%를 위한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오픈과 기존점의 리뉴얼을 통해 상권 맞춤형 ‘뉴컨셉’ 점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지난 2016년 6월 강남구 도곡동에 1호점을 오픈한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은 이후 송파구 문정동과 마포구 공덕동에 연이어 2호점과 3호점을 선보였으며, 오는 9일 4호점인 서초점을 오픈한다.

 

프리미엄 마켓의 성장세는 여타 매장과 비교해 두드러진다. 기존 롯데슈퍼를 리뉴얼한 ‘도곡점(1호점)’과 ‘공덕점(3호점)’은 전환전 대비 각각 21.7%, 43.1%의 높은 매출 개선율을 보이고 있다. 신규 개발 점포인 ‘문정점(2호점)’ 역시 일반 슈퍼마켓 신규점 대비 20.2 % 이상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뉴컨셉’ 매장은 전국 460여 개의 통일된 구성의 롯데슈퍼가 아닌, 지역 상권의 연령대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상품과 매장을 새롭게 탈바꿈 시킨 매장이다. 즉, 전국에 단 하나밖에 없는 ‘롯데슈퍼’​인 것이다.

롯데슈퍼는 2018년 한 해 동안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은 4호점 서초점 오픈을 시작으로 그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상권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뉴컨셉’ 매장은 지난 1월 ‘G은평점’을 시작으로 연내 50개 이상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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