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장 대규모 부실에 호반측 당혹…산은·대우건설도 인수철회설에 긴장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 사진= 연합뉴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000억원대 해외 현장 손실이 발생하면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 측이 산업은행과 전날밤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호반건설이 해외현장의 대규모 부실을 이유로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만 선정됐을 뿐 업무협약(MOU)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아 인수를 포기해도 문제가 없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4분기에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만 3000억원대의 손실을 반영했다. 다음주 현장 실사를 앞두고 호반건설 측은 이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손실을 이유로 호반건설이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매각 이후에는 대우건설에서 산업은행이라는 '뒷배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에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 고려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이는 은행 대출금리 인하는 물론 유상 증자 등의 자금수혈로도 이어진다. 산업은행이란 뒷배경이 사라진 상황에서 추가 손실은 현금부자인 호반건설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물론 산업은행 측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8일 "(호반의 인수 철회를)아침에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다음주부터 본 실사가 예정됐다는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아침에 확인한 바로는 (매각중단과 관련해) 호반건설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게 없다고 들었다. 우리 측에 호반건설이 관련 입장을 전달한 것도 없다"며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오늘이나 내일 중 양측에서 입장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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