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바라 GM CEO “한국 사업장 조치 취할 것”…한국GM 노조 “조합원 지킬 것”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익성 중심 사업장 운영을 위해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서면서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불붙고 있다. GM은 유럽 사업·호주 공장·인도 시장 등에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철수했고, 한국GM은 현재 2조5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한국GM 노사는 ‘2017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갈등 국면을 맞게 됐다. 한국GM 노사는 지난해 임금교섭을 기본급 5만원 인상에 마무리 짓고 올해 노조 요구사항이었던 ‘미래발전전망’을 이달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미국 GM ‘조치’가 변수로 떠올랐다.

7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통신은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가 컨퍼런스콜에서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을) 조치(actions)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GM의 해외 시장 철수 등 전력(the prior history)을 고려할 때 한국GM 철수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메리 바라 미국 GM 최고경영자(오른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 사진 = 김태길 디자이너

GM은 2013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실제로 GM은 유럽 사업을 철수하고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했다. 태국·러시아에선 생산 중단 또는 생산 물량을 축소했고, 지난해 계열사 오펠(OPEL)을 매각했다. 인도 내수 시장에서도 수익 악화로 떠났다.

업계에선 GM이 '수익이 나지 않으면 버린다'는 원칙에 따라 사업 재편을 진행해 온 만큼 한국GM도 철수 혹은 생산 중단·생산 물량 축소 등 조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GM이 2002년 대우차 인수 시 밝힌 ‘15년 간 경영권 유지’ 약속도 지난해 끝났다.

실제로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약 2조원 당기순손실을 냈고,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약 600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GM이 유럽과 인도 시장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인 4년여 동안 한국GM 적자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불었다.

문제는 이날 부평공장에서 한국GM 노사 간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1차 교섭이 예정돼 있다는 데 있다. 한국GM 사측은 지난달 24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임단협 교섭을 요청하면서 설 연휴 전 협상 일정을 잡아뒀지만, 신차배정과 물량 확보가 교섭 지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잇따른 철수설 대두에 따라 올해 임단협에서 한국GM 미래발전전망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놓을 방침을 정했지만, 미국 GM의 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임협에서도 한국GM 사측은 “GM 본사 계획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 역시 신차 배정과 물량 확보 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하는 노조와 미국 GM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한국GM 사측 간 대치로 지연을 겪을 전망이다. 실제로 메리 바라 CEO는 ‘조치’와 관련 "(경영)합리화 작업을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부연했다.

한편 임한택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지난해 임금협상을 급히 마무리하고 올해 임단협을 빠르게 진행한 이유가 명확한 미래발전방안을 얻기 위함이었다”며 “올해 임단협에선 신차 배정 및 물량 확보 상세안으로 받아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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