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발족 앞두고 한국당 추천 특조위원 3명 여전히 공백…“반쪽짜리 위원회 구성 우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세월호 참사 등을 조사해야 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발족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위원회 구성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9일까지 여야가 추천한 9명의 특조위원이 선정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자유한국당 몫 3명의 위원이 추천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피해자들은 9일까지도 자유한국당에서 답이 없으면 6명의 특조위원으로 ‘반쪽짜리’ 특조위를 꾸려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옥시-롯데마트 상고 선고 관련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가 존 리 전 옥시 대표의 무죄 선고와 신현우 전 대표의 징역 6년 선고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피해자 모임 ‘1/3 빠진 특조위’ 될까 우려

지난해 11월 24일 국회에서 제정된 ‘사회적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에 따라 이달 9일까지 여야가 추천한 9명의 특별조사위원으로 구성된 특조위가 발족돼야 한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발족 후 1년. 다만 1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년간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원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천한 4명, 국회의장이 추천한 1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특조위 위원으로 유가족의 추천을 받아 상임위원으로 문호승(감사원 사무차장), 최예용(가습기살균제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을, 비상임위원으로 황필규(생명안전특위 간사), 안종주(구제계정운영위원회 위원장)를 추천한다고 발표했 다. 1명 몫은 갖고 있는 국민의당은 양순필 당내 수석 부대변인을 추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발족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5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 상황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최근 특조위 구성을 보며 또 다시 세월호 참사 1기 특조위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처음부터 법 제정에 반대한 자유한국당이 특조위 구성 발목잡기로 제대로 발족조차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9일까지 끝내 3명의 특조위원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6명으로 구성된 특조위가 꾸려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 모임은 반쪽자리 모임이라도 만들겠다는 입장이지만, 최대한 9명이 모두 참여하는 ‘완전체’ 형태가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기에 아쉬움이 짙다. 

강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세월호 1기 특조위 사태를 교훈 삼아 피해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현재 지연되고 있는 사회적 참사 특조위 구성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모임이 특조위에 목을 매는 이유가 있다. 신현우 전 옥시 레킷벤키저 대표와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이미 나온 상황이지만 피해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옥시 본사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추가적으로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동일한 혐의로 기소된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환경부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추후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팀장은 “2016년에 3개월동안 국정조사를 했지만 조사가 다 끝난 게 아니다. 옥시 레킷벤키저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지만, 보고서 조작 등 옥시 영국 본사 개입 여부 등 추가적으로 조사할 게 많다. SK케미칼과 애경으로까지 조사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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