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자율주행차량 첫 협업 운행, 교통사고 25%↓ 예상…올해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도로 HD맵 구축

촬영=변소인 기자 / 편집=김률희 PD
5일 SK텔레콤 5G 자율주행버스가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자율주행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한 대가 아닌 두 대의 자율주행차량이 5G(5세대)로 협력 운행하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안전 운행, 연료 효율 등 데이터를 보험회사와 연계한 사업, 로봇‧드론 과의 협력, 국가‧지자체‧기관 등과 데이터에 대한 사업 모델 등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인 ‘K-City(케이-시티)’에서 2대의 5G 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을 진행했다. 해당 차량들은 ▲5G 차량통신 기술인 V2X(Vehicle to Everything) ▲3D HD맵 ▲기계학습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 기반 주행 판단 기술을 활용해 서로 통신하고, 신호등·관제센터와 교통 상황을 주고받으며 주행에 성공했다.

그동안 한 대의 자율주행차량이 운행하는 모습은 볼 수 있었지만 두 대의 자율주행차량이 서로 협력해 운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 기술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여러 가지 기술을 부상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는 이 기술들이 융합된 결정체”라며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관념 자체가 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기술원장은 이어 “사람의 의도를 구현시키는 데 있어 5G라는 통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동통신회사임에도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라며 “사람의 운전 외에도 차량 내부에서 이뤄지는 여러 서비스, 사물인터넷 등을 모두 구현시키는 것이 자율주행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5일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SK텔레콤의 양자암호에 이용되는 QRNG 칩이 전시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박 기술원장은 V2X과 통신 기술이 접목되면 교통사고가 2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교차로에서 차량 간 소통을 통해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는 형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중요한 보안 문제에 있어서는 양자암호통신망을 사용해 완벽한 수준의 보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자암호는 QRNG라는 칩을 통해 해킹이 어려운 난수를 생성할 예정이다.

5일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SK텔레콤의 5G 차량이 소개되고 있다. 이 차량은 국내 주요도로 HD맵 구축에 활용될 계획이다. / 사진=변소인 기자
케이시티에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하드웨어, HD 맵, CCTV‧영상인식, 관제센터 솔루션, V2X 서버 및 단말, 관제센터 서버 등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한 국내 주요도로에 HD맵을 구축해 향후 계속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다. 2019년에는 5G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주요 지역에 5G 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5일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가수 김진표씨가 자율주행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시연에는 가수 김진표씨가 참여했다. 김씨는 자율주행차량이 운행하는 동안 손을 핸들에 대지 않았다. 교차로에서 스스로 우회전하는 모습에 김씨는 놀라워 했다. 또 운행 도중 어린이 모형이 등장하자 앞차가 어린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 자율주행차량이 알아서 속도를 조절했다. 김씨는 “어린이가 도로에 진입한 사실 조차 몰랐는데 차량 간 통신을 통해서 알게 됐다”며 “실제와 흡사한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조절하는 모습을 보니 미래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행 도중 태블릿을 이용해 검색을 시작했다. 5G 자율주행차량의 상용화 시기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공사 중 표식을 만나자 자율주행 차량은 알아서 우회도로를 찾아서 주행했다.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과 만났을 때에는 조금이라도 먼저 들어온 차량이 우선 진행해 충돌을 막을 수 있었다.

5일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자율주행차량 두 대가 교차로에서 만나 협업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시연이 끝난 후 김씨는 “사고는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데 5G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같은 경우 예측하지 못한 사고를 예방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떨쳐내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빨리 일반 도로에서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여전히 장벽은 존재했다. 자율주행에 있어서 기후는 여전히 난제다. 날씨가 맑을 때는 괜찮으나 눈이나 비가 올 때 자율주행차량 센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케이시티에 올해부터 기상제어 시설을 만들어 평가하고 개발하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5일 경기도 화성 케이시티에서 관제센터에 대한 소개가 이뤄지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케이시티에 있는 관제센터에서는 차량의 상태, 신호등, CCTV 등의 정보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5G용 태블릿도 비치돼 있었지만 360도 실황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지는 못했다.

5G 버스에 직접 올라 자율주행을 체험할 때는 버스가 안전을 위해 15~20km 속도로 주행했으나 핸들이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였다. 또 회전 구간에서 종종 중앙선을 침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버스의 몸집이 크다보니 승용차보다 차선을 맞추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5G의 문제가 아닌 기계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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