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00억원대 성장 예상…피자헛·미스터피자 등 기존 업체들은 매출 하락

#. 서울서 자취하는 유아무개씨(26)는 집에서 혼자 피자가 먹고싶을 때에는 근처 편의점이나 마트에 들러 1~2인분 냉동피자를 산다. 혼자 먹기에 ‘시켜먹는 피자’는 양도 많고 3만원대에 달해 가격면에서도 부담이 되지만, 마트에서 파는 냉동 피자는 혼자 먹기에 양도 적당할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선호하는 편이다.
 

오뚜기 냉동피자(왼쪽)과 CJ제일제당 냉동피자(오른쪽). /사진=각 사
2016년부터 커지기 시작한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올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HMR의 한 종류인 냉동피자에 대한 수요 역시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선두인 오뚜기뿐 아니라 CJ제일제당·신세계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유통 대기업까지 냉동피자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되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5년 50억원대 수준이었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265억원대로 5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냉동피자 시장은 9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동안 18배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신세계와 롯데마트 등도 자사 PB(자체브랜드)를 통해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13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냉동피자 용량은 평균 400g대인데 일반적으로 시켜먹는 피자는 1000g대다. 가격에도 차이가 있다. 냉동피자의 가격대는 4000~6000원대. 반면 시켜먹는 피자의 가격은 브랜드와 사이즈(미디움, 라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높게는 3만원대 이상까지 올라간다. 혼자 즐기기에 양과 가격 모두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렇다고 홈피자라 불리는 냉동피자에 손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니다.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가열하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이처럼 가열되는 냉동피자 시장의 파이를 키운 첫 타자는 오뚜기였다. 오뚜기는 2016년 5월 처음으로 냉동피자 4종(콤비네이션·불고기·고르곤졸라·호두&아몬드) 를 출시한 이후 굳건히 냉동피자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 냉동피자 매출액은 약 660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시장 규모가 900억원이라고 봤을 때, 오뚜기는 72%의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의 독주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CJ제일제당이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자사의 미식(美食) 브랜드인 고메(Gourmet)를 통해 ‘고메 콤비네이션피자(415g, 6480원)’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은 오뚜기와의 차별화를 위해 도우와 토핑에 신경을 썼다.

대형마트도 자체 냉동피자를 내놨다. 롯데마트는 PB브랜드인 ‘요리하다(Yorihada)’를 통해, 홈플러스는 독일 닥터오트커 브랜드를 통해 냉동피자를 판매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자사 서양식 PB브랜드인 베누를 앞세워 냉동피자를 출시했다. 이들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점유율 역시 언제 역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편, 기존 피자 업체들은 외식업계 경쟁 심화와 냉동피자 선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매출은 2013년 1703억원에서 2014년 1429억원, 2015년 1103억원, 2016년 971억원으로 하락세에 있다. 영업익은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90년대 외식 문화를 이끌었던 피자헛 역시 2015년에 매출 1000억원 선이 무너졌고, 영업익은 2013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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