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수 준 반면 해외여행객수는 늘어…경상수지는 20년째 흑자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344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 그래프=한국은행

 

한국 경제가 지난해 사상 최대 서비스 수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과 해외 관광객 증가로 여행 수지 적자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에 20년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지만 서비스 수지 적자폭 확대로 흑자폭은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344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서비스수지는 2015년(149억2000만달러 적자), 2016년(177억4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 수지 적자는 여행 수지가 적자를 보인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171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2007년(158억4000만달러) 이후 역대 최대 적자 규모다.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가 전년과 비교해 48.3% 줄었다. 이로 인해 전체 입국자 수가 22.7% 감소했다. 반면 출국자 수는 내국인 해외여행 확대로 18.4% 증가했다.

이밖에 서비스 수지에서 운송수지도 사상 최대인 53억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글로벌 해운업황 부진과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 여파가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건설수지는 77억1000만달러 흑자였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중동 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들면서 전년(95억6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줄었다.

서비스수지와 다르게 상품수지는 119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1222억7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 흑자 규모다. 수출이 5773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8% 증가한 영향이 컸다.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수입은 4574억9000만달러로 16.4% 늘었다. 수입 역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1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38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투자소득이 전년 44억20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는 배당 수지 적자 확대로 9억8000만달러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는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액을 의미한다.

이전소득수지는 지난해 70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57억7000만달러 적자에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해외교포가 국내의 친척 등에 보내는 송금과 해외 동포 등으로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 등의 차이를 말한다.

서비스수지, 상품수지, 본원소득 수지, 이전소득 수지를 종합한 경상수지는 지난해 784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는 1998년부터 20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다만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전년(992억4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다.

지난해 금융계정 순자산은 871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316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70억5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 외국인의 직접투자 증가 폭은 모두 사상 최대였다.

증권투자는 지난해 내국인 해외투자가 755억4000만달러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이었다. 외국인 증권투자는 176억9000만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82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40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2012년 3월 이후 70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는 82억1000만달러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가 37억7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규모로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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