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사냥 대세 속 ‘수동전투’ 도입…출시 초기 접속 오류 '오점'

 

듀랑고 대표 이미지. / 사진=넥슨
‘살아있는 공룡을 직접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공상과학(SF)영화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주제다. 여기 공룡 시대가 전면에 등장하는 모바일게임이 있다. 바로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다.

듀랑고는 넥슨이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다. 유저들이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사전 예약에만 250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현재 국내 대다수의 게임은 검, 마법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반면 듀랑고는 현대인으로 등장하는 플레이어가 알 수 없는 사고로 공룡 세계에 떨어지게 되면서 게임이 시작된다. 문명의 지식이 있는 플레이어들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야생의 땅을 개척해 나가는 독특한 세계를 다루고 있다.

평소 공룡을 좋아해 왔던 기자도 듀랑고 사전 예약을 신청했다. 그러나 출시 첫날과 이튿날은 접속 오류로 플레이가 불가능 했다. 출시 후 3일이 지난후에야 겨우 접속이 가능했다. 게임접속 후 처음 접하는 기차 영상은 기자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티라노사우르스로 추정되는 공룡이 기차 옆칸을 물어 뜯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듀랑고의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흔한 자동사냥도 없었으며, 특별히 강요되는 퀘스트도 없었다. 유저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흔하디 흔한 판타지 세계관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현재 대다수의 모바일게임은 검과 마법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세계관을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토리 역시 비슷하다. 용사가 돼 강력한 적을 물리치는 것이 목표인 경우가 많다. 반면 듀랑고는 생존과 건설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각종 음식을 채집하고 공룡을 사냥하며, 마을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다.

배경 역시 매번 랜덤으로 생성되는 ‘불안정섬’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주 배경이다. 매번 생성되는 공룡과 나무 등이 다르다보니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공룡 사냥 역시 나쁘지 않다. 자동사냥이 대부분인 타 모바일게임과 달리 듀랑고는 수동 조작만을 지원한다. 공룡의 공격을 피해 각종 스킬로 공룡을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듀랑고의 수동 조작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채집, 건설, 사냥 등 모든 활동이 수동조작으로 이뤄지다 보니 조금만 게임을 해도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아울러 채집, 사냥 등 반복적인 플레이가 많다 보니, 이에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과금 부분은 소위 말하는 ‘착한 게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과금을 하지 않고도 게임을 진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애초에 강해지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보니, 진행 방향 역시 유저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누군가는 사냥꾼이 되고, 누군가는 건축가, 요리사가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듀랑고는 분명 잘 만든 게임이다. 특히 ‘자동사냥’이 대세인 상황에서 ‘수동조작’이라는 모험을 강행한 점 역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다만 여전히 많은 오류와, 잦은 점검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될 점으로 꼽힌다. 넥슨은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듀랑고를 10년 이상 장기간 서비스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듀랑고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