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은 단기 호재…기업실적·자본정책이 중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모니터에 삼성전자 종가가 전일대비 0.20% 상승한 2,495,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뉴스1

 

액면분할 직후 주식은 소폭 상승하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역시 단기적 호재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주식성과는 향후 기억실적 및 자본정책이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시사저널e가 확보한 복수의 학술논문에 따르면 액면분할은 단기적으로 양(+)의 성과를 나타내지만 장기적으로는 음(-)의 성과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한국금융공학회 학술발표논문집 2011권 1호에 실린 [주식분할의 정보효과, 저자 김태혁·정태성]는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주식분할을 한 212개 기업에 대해 평가·분석했다.

연구결과 주식분할 약 한 달 전후로 평균초과수익률과 누적 평균 초과수익률이 모두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하며 10%의 양(+)의 초과수익률을 나타냈다. 또 액면가 분할 비율이 높을수록 높은 초과수익률을 나타내 공시효과가 한국 시장에 존재함이 입증됐다.

저자는 “한국 주식 시장은 주식분할이라는 공시정보를 호재로 받아들이며, 이것은 신호효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정보공시에 따른 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장기간에 걸쳐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주식분할이 투자자들에게) 미래의 기업가치에 대한 경영자의 확신과 미래이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로써 받아들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1개월 이후 반전하며 장기적으로는 음(-)의 수익률이 나타났다. 특히, 13~24개월에는 더 유의미한 음(-)의 초과수익률이 발생했다고 저자는 밝혔다.

저자는 “공시효과에 따른 장기성과는 주식분할에 대한 최초 공시정보를 가지고 있는 이사회결의에 대해서만 단기적으로 양(+)의 초과수익률을 보이며, 이후 장기로 갈수록 음(-)의 성과를 보였다”면서 “장기적 효과에 대한 결과는 주식분할에 대한 최초 공시인 이사회 결의일을 포함하는 달에서만 초과수익률을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초과수익률이 반전하여 초과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그 원인으로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주식분할이라는 정보에 반응한 후 기업의 성과가 향상되지 못한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액면분할로 인한 단기적 주가상승이 기업성과와 연결되지 못한다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증권학회지 제47권 4호에 실린 [주식분할과 무상증자:결정요인과 공시효과에 대한 실증분석, 저자 양희진·주강진·정준영·류두진] 역시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이 논문은 2008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우리나라의 KOSPI 유가증권시장과 KOSDAQ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연구가 진행됐다.

저자는 “주식분할과 무상증자 모두 공시일에 양(+)의 누적초과수익률이 나타났지만, 주식분할 이후 시장반응은 유의미하지 않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 주식분할이 단지 회계적 처리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인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오전 액면분할 발표 한때 주가가 8% 이상 급등했지만 결국 0.2% 오른채 장을 마감했다. 이어진 이틀 간 약세를 보였으며 2일에는 장 초반 3%의 큰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단기적 호재가 될 뿐 장기적으로는 기업실적과 정부의 자본정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민규 K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액면분할이라는 이벤트가 단기적인 주가상승요인이 될 수는 일지만, 장기에는 유의미한 펙터가 아님을 의미한다”면서 “결국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번 액면분할이 ‘주주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환영할 일이다”면서도 “장기적인 주식 성과는 향후 기업실적 및 자본정책에 의해 대부분 설명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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