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등장후 글로벌 시장서 인기 치솟아…콘텐츠 가상화폐 보상에 광고 없는 것도 매력

지난해 8월 유튜브와 유사한 영상 플랫폼 디튜브가 등장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 미국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씨(27)는 최근 학우들이 디튜브(D.Tube)를 통해 가상화폐를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듣었다. 그는 그동안 유튜브에 미국의 일상 생활 영상을 올렸었는데 앞으로 디튜브로 바꿀 생각이다. 디튜브는 광고 수익이 아닌 영상 콘텐츠를 본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만으로 스팀(steem)이라는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유튜브와 유사한 영상 플랫폼 디튜브가 등장했다. 디튜브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초로 한 플랫폼이며 미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국에선 낯선 미디어 매체지만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선 주목받는 미디어 매체로 급속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디튜브는 플랫폼에 올려진 영상 콘텐츠가 페이스북 ‘좋아요’에 해당하는 ‘업보트(upvote)’를 받으면 가상화폐 ‘스팀’을 지급받는 형태의 미디어다. 스팀은 비트코인과 같은 개념의 가상화폐의 하나다. 현재 코인마켓 캡에 따르면 스팀은 5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유통량으로는 가상화폐중 26위다.

디튜브는 스스로 유튜브의 대안이 될 미디어 매체라고 내세우고 있다. 과거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콘텐츠 생산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일정 광고를 넣어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디튜브는 사용자 경험을 최대화하기 위해 플랫폼을 광고 없이 운영하고 있다.

디튜브에 올려진 영상 콘텐츠에 업보트가 쌓이면 그만큼 가상화폐가 지급된다. 사용자들은 동영상 업로드를 비롯해 공유(Resteem), 댓글 등의 활동으로 플랫폼에 기여할 수 있다. 디튜브 회원이라면 누구나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생산자가 올린 영상 콘텐츠는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돼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하다.

디튜브 사용자 이모씨(25)는 “유튜브는 점점 광고도 많아지고 해서 영상 보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디튜브는 광고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고 댓글만 달아도 소액이지만 스팀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직접 영상을 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 정모씨(27)는 “디튜브 자체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되고 함부로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해 디튜브 사용자들이 좀 더 영향력 있고 정보성 강한 영상을 올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평가했다.

생산자가 디튜브 영상 콘텐츠를 올리게 되면 이를 본 다른 사용자들은 업보트를 누를 수 있다. 업보트를 많이 받을수록 좋은 콘텐츠로 간주돼 더 많은 가상화폐를 보상받게 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콘텐츠는 다운보트(down-vote)로 평가된다.

디튜브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강제적인 검열 시스템이 따로 없다. 유튜브의 경우 부적절하거나 사용자 댓글 반응에 따라 운영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다. 유익하고 깨끗한 SNS 환경을 제공하자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디튜브는 콘텐츠 생산자 또는 소비자가 업보트, 다운보트를 누르는 행위 자체로 콘텐츠를 평가하고 검열하게 된다. 영상 내용을 검열하는 기준도 없다.

디튜브 사용자 이모씨(29)는 “디튜브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검열 기준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일부 기업이나 사용자들이 이 기능을 악용해 홍보성 강한 영상물을 올리지 않을까 하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디튜브는 유튜브와는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작동되기 때문에 특정 콘텐츠가 노출되거나 순위 조작이 될 가능적이 적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원하는 사람은 모두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디튜브는 스팀잇(steemit)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SNS와도 연동된다. 디튜브에 올려진 콘텐츠는 스팀잇에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원치 않는 경우엔 콘텐츠 연동을 끊을 수 있다.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전 세계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기업 알렉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스팀잇 방문자가 많은 국가 2위라고 전해진다. 또 한국인 사용자가 늘어나다 보니 한국을 뜻하는 태그(kr)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블록체인 동아리 가입자 김모씨(28)는 “스팀잇 유저들이 증가하는 만큼 다른 경로를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디튜브에 유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아직 디튜브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체계가 잡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보다 조금 더 보안되면 유튜브처럼 글로벌한 영상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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