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샤넬 컬렉션, 톱 모델들이 ‘History Is Her Story’ 같은 문구를 들고 런웨이를 행진했다. 2017년, 같은 상황이 리얼 웨이에서 일어났다.

사진=나일론 한상선

2015년 샤넬 컬렉션, 톱 모델들이 ‘History Is Her Story’ 같은 문구를 들고 런웨이를 행진했다. 2017년, 같은 상황이 리얼 웨이에서 일어났다. 공공연히 이민자와 여성을 비하한 트럼프가 당선되자 분노한 이들이 여성 인권 행진을 기획한 것. 그즈음 국내에서는 ‘검은 시위’가 있었다. 낙태법 폐지를 주장한 수많은 이들이 검은 옷을 입고 광장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패션, 정치, 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렁이는 페미니즘 운동은 현재 진행형. 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구약성서> ‘창세기’ 속 최초의 여자는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이브다. 그러나 유대 설화에 따르면, 하나님은 이브 전, 아담과 같은 흙으로 릴리트를 빚었다. 남자와 동등한 지위에 있던 최초의 여자, 릴리트. 그녀는 남자의 아래에 눕기를 거부했다. 그 때문에 릴리트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사탄이 되었다. 

 

어쩌면 릴리트의 이야기는 페미니즘 문학의 시초일 테다.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로만 규정되던 여성. 이 편협한 시각을 고발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나쁜 여자로 치부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굳건한 릴리트의 이야기는 결코 멈출 생각이 없다.

 

최승자의 <즐거운 일기>(문학과지성사 펴냄, 8천원), 김숨의 <당신의 신>(문학동네 펴냄, 1만2천원), 조남주 외 6명의 <현남 오빠에게>(다산책방 펴냄, 1만4천원), 프레드릭 배크만의 <브릿마리 여기 있다>(다산책방 펴냄, 1만4천8백원),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민음사 펴냄, 1만3천원), 엘레나 페란테의 <나의 눈부신 친구>(한길사 펴냄, 1만4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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