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나만의 풍습을 찾아서

1 앨리스 청담과 화요의 컬래버레이션. ‘화요41 앨리스 에디션’(750㎖).2 ‘더부스’의 신제품 흥맥주(350㎖). 3 일본에서 새해맞이 선물로 각광받는 프리미엄 맥주 에비스(500㎖).
1 앨리스 청담과 화요의 컬래버레이션. ‘화요41 앨리스 에디션’(750㎖).2 ‘더부스’의 신제품 흥맥주(350㎖). 3 일본에서 새해맞이 선물로 각광받는 프리미엄 맥주 에비스(500㎖).

 

취재협조 더부스 브루잉(thebooth.co.kr), (주)화요(www.hwayo.com), 엠즈베버리지(02-2140-9322) 

 

에디터에겐 조금 무지막지한 새해맞이 전통이 있었다. 매년 12월 31일 밤이면 항상 여고 동창 친구들과 모여 함께 새해를 맞는 카운트다운을 하고 거하게 술을 나눠 마시는 것. 아무리 바빠도 그 전통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비워뒀다. 10여 년간 이어져왔던 그 전통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일이 바빠지며 그 전통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것.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우리의 번영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아쉬움 없이 헌 전통을 보내고 새로운 전통을 시작하기로 했다. 술과 관련해선 참고해볼 만한 꽤 많은 새해맞이 전통들이 있다.

 

새해가 밝으면 세계 각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일본에서는 프리미엄 맥주인 ‘에비스’를 선물로 주고받는다. 부귀와 번영을 상징하는 붕어의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열도 내에서 ‘새해에 가장 선물 받고 싶은 선물 1위’에 꼽히기도 할 만큼 일상적인 일이란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위스키 병을 집어 든다.

 

새로운 1년을 맞이하기 전 위스키 병을 들고 있으면 병이나 악재 등을 막아준다고 믿어서다. 매년 12월 29일부터 1월 1일까지 ‘호그마나이(Hogmanay)’라 불리는 축제에 참가하기도 한다. 특히 31일 이른 저녁부터 첫 해가 뜨는 순간까지 위스키를 마음껏 마시고, 시계가 1월 1일 0시를 가리키는 순간 전통 민요를 다 함께 부르는 풍습이 있기 때문. 프랑스 사람들은 집에 남아 있는 와인을 모두 마셔버린다. 해가 바뀔 때 집에 술이 남아 있으면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터부 때문이다. 맥주의 고장인 독일에서는 의외로 샴페인을 터트리는 풍습이 있고,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도소주(屠蘇酒)’를 가족과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도라지, 계수나무 껍질 등 온갖 약재가 들어간 자양 강장 약술이기 때문이다. 잡을 도(屠), 사악한 기운 소(蘇), 술 주(酒) 자가 합쳐져 ‘사악한 기운을 잡는 술’이란 뜻으로, 어린아이도 한 잔 거뜬히 비울 만큼 단맛 나는 술이다. 술과 관련한 풍습이나 터부역시 한 문화권의 특정한 역사, 철학, 경제등 사회적 풍토가 반영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마시는 1월의 술은,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관한 의미를 읽어낼 수 있기에 조금 불확실해 보일지라도 전통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문화권이라는 단어가 개인의 영역으로 좁혀졌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에디터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대신 그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도 흥겹게 보내라는 의미에서 더부스의 흥맥주를, 집안 어른들께 예쁨을 받고 건강하라는 의미에서 배상면도가의 도소주를,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에서 화요와 앨리스 청담이 컬래버레이션한 보틀을 준비했다. 다시 삶에 변화가 찾아오기 전까지의 10년쯤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새로운 전통이 될 것 같아 가슴 설레어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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