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韓 자동차 수입 규제 완화 요구할 듯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이 31일 오전 9시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협상단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3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을 앞두고 참석해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개정협상이 ​31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시작됐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개선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한국의 자동차 부문 비관세 장벽을 낮출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유명희 수석대표는 협상 개시 전 기자들에게 “무역구제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슈이며 제기할 예정”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발언은 최근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등 무역구제 개선을 이번 협상에서 제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또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와 관련해서는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논의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세이프가드 발동을 승인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LG와 삼성 등 수입산 세탁기 120만대 이하에 대해 첫 해 20% 관세를 부과한다. 초과 물량에 대해선 50%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서는 2.5기가와트를 기준으로 1년 차 30%, 2년 차 25%, 3년차 20%, 4년차 15% 관세를 부과한다.

한·미 FTA 10.5조에 따르면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의 중대 원인이 아닐 경우 해당 협정국 품목은 글로벌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일방적 세이프가드 조치를 막기 위해 10.5조의 ‘제외할 수 있다’를 ‘제외해야 한다’로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은 한국의 자동차 부문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진행됐던 1차 개정협상에서도 미국은 자동차 분야의 개정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달러)의 72.6%(129억6600만달러)가 자동차 부문이었다.

미국은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 수입 쿼터(할당) 확대, 자동차 수리 이력 고지와 배출가스 기준 완화 등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1차 때와 같이 우리 측은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미국 측은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다. 협상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다. 다음 날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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