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는 그 모나카 아이스크림… 크리스피는 어디에?

촬영·편집=김률희 PD

러시아의 ‘이한치한’은 꽁꽁 얼어붙은 강물에서의 겨울수영이라고 한다. 수영 애호가들이 모스크바 근교의 한 연못에 모여서 수영을 하는 식이란다. 모스크바보다 춥다는 우리나라의 겨울, 영하 17도 최강 한파의 끝자락에서 수영은 아니더라도 이한치한에 도전해본다. 냉면 먹기만큼이나 아이스크림 먹기도 이한치한의 고전이지만, 이 겨울에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이 있다기에 편의점에 간다. 외출부터 이미 모험이다.

편의점 GS25 신상 아이스크림인 허쉬 크리스피 샌드위치를 집어 계산했다. 점원의 봉지가 필요하냐는 말에 괜찮다고 답했다. “정말 맨손으로 들고 가겠다고?” 물어볼 듯 쳐다보는 점원을 뒤로하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나 자신의 오만과 객기에 치가 떨렸다. 손이 깨질 듯했다. ‘이걸, 이 날씨에 먹겠다고….’
 

/ 사진=김률희 영상기자
사실 아이스크림도 계절을 탄다. 쭈쭈바나 바 형태 빙과류는 여름에 인기가 있다. 얇게 구운 과자 껍질 사이에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동절기에 잘 나간다. 겨울에는 얼음이 씹히는 빙과류보다 유지방 함유량이 높은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좋다. 허쉬 크리스피 샌드위치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을 가르려고 힘을 주니 쩍 소리와 함께 쉽게 반이 나뉜다. 중간에 가나슈 초콜릿 심지가 한 일(一)자로 얇게 심겨있다. 유지방 7.1% 아이스크림 속에는 작은 과자가 콕콕 박혀있다. 크런키처럼 바삭바삭 씹힐 것을 기대했지만 먹다보면 과자의 존재는 잊힌다. 입보단 눈으로 확인되는 존재. 

 

아이스크림을 한입 깨물면 눅눅한 모나카 과자 껍질이 질기게 뜯긴다. 이 탓에 아이스크림의 태초 네모 반듯한 모양이 일그러진다. 모나카 아이스크림의 숙명.  


아이스크림은 밀크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쿠키앤크림 아이스크림의 중간 맛. 우유가 엄청 고소하지도, 쿠키 맛이 진하지도 않다. 붕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지도 않다. 오히려 서걱서걱 씹힌다. 발군은 한 일자리 심겼다던 그 초콜릿. 허쉬인 만큼, 먹은 후 남는 초콜릿의 잔향이 진하다. 

 

다만 껍질에도, 아이스크림 속 과자에도, 초콜릿에도 크리스피함은 없다. 크리스피 샌드위치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결국 맛있지만 새롭지 않은 맛. 

 

1회 제공량은 140㎖(260㎉)에 2000원이다. 태극당의 모나카 아이스크림 역시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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