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남한산성’, ‘침묵’ BEP 못 미친 탓…‘1987’ 개봉시기 때문에 대부분 다음 분기 실적에 포함

영화 1987의 한 장면. / 사진=CJ엔터테인먼트

화제작 ‘1987’이 700만 관객을 코앞에 뒀다. 하지만 정작 이 영화를 투자‧배급한 CJ E&M 영화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한복판에 개봉한 ‘남한산성’과 ‘침묵’ 두 작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1987’이 앞선 작품들의 부진을 상쇄했지만 개봉시기 탓에 해당 분기에는 별다른 이익 기여도가 없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5일까지 ‘1987’이 모은 누적관객은 684만명이다. 누적매출액도 550억원을 넘어섰다. 파급효과도 널따랗게 퍼졌다. 인터파크도서는 이 영화와 관련한 도서 23종의 3주 간(12월 27일~1월 16일) 판매량이 직전 3주보다 46% 늘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 영화를 시장에 내놓은 CJ E&M의 실적발표로도 눈길이 쏠린다. CJ E&M은 내달 7일 결산실적을 공개한다. 증권가에서는 CJ E&M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70억원에서 최대 19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하면 2016년 4분기(19억원)와 비교해 최대 10배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사업부문별 실적 전망치는 희비가 확연히 엇갈린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방송부문 영업익은 154억원, 음악부문은 49억원, 영화부문 27억원 적자, 공연부문 1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7’ 효과에도 없는 걸까?

궁금증은 영화별 개봉시기를 살펴보면 풀린다. CJ E&M이 4분기에 내놓은 첫 작품은 이병헌‧김윤석 주연의 ‘남한산성’이었다. 이 영화는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관객도 385만명을 동원했다. 다만 제작비 규모가 커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데 실패했다.

11월에 나온 최민식 주연의 ‘침묵’은 주연의 이름값에 무색하게 흥행에 참패했다. 최종관객은 5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앞선 두 작품의 부진을 메꾼 게 지난해 마지막 달에 나온 ‘1987’이다. 하지만 개봉일이 12월 27일인 탓에 수익 상당수가 올해 1분기 실적에 포함된다. ‘1987’의 기세가 ‘신과함께’를 앞서기 시작한 시점도 1월이다. 최민하 연구원은 “‘1987’ 흥행으로 영화부문의 1분기 이익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때마침 새해 첫 작품 ‘그것만이 내 세상’도 선전하고 있다.

다만 CJ E&M이 영화사업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2016년 4분기 CJ E&M 영화부문은 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수라’가 259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쳐 기대치를 밑돈 게 뼈아팠다. 증권가 예상대로라면 2017년 같은 기간에는 적자가 100억원 이상 줄었을 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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