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영포빌딩 등 대규모 압수수색 이어가며 수사 가속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의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20분쯤 구급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회색 모자와 목도리를 한 채 휠체어에 탄 이 전 의원은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검찰 청사로 들어섰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4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고, 이날 오전 오전 9시 50분쯤 병원에서 구급차를 타고 검찰로 출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받았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퇴 못하게 압박으로 돈 받으신 거 맞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요했는가?’ ‘다스는 누구 거라고 생각하는가?’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습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을 질끈 감은 상태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11년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으로부터 억대의 특활비를 직접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었던 목영만 전 실장으로부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이 전 의원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 특사단이 묵고 있던 서울 롯데호텔에 국정원 직원이 침입해 노트북을 뒤지다 발각되자 원 전 원장에 대한 사퇴요구가 나왔고, 원 전 원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당시 ‘실세’였던 이 전 의원 측에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한때 ‘만사형통(만사가 대통령의 형 이상득을 통해 이뤄진다)’이라는 말이 회자했을 정도로 이 전 의원은 MB정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검찰은 지난 22일 이 전 의원의 서울 성북구 자택과 여의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한편 검찰은 대규모 압수수색을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경북 경주에 위치한 다스 본사와 함께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 있는 다스 서울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해당 빌딩 5층의 청계재단 사무실이 아닌 지하 2층에 있는 창고를 중심으로 수색해 서류 등을 압수했다. 압수된 일부 상자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영문자 ‘BH’가 쓰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포빌딩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11일 이후 두 번째다.

청계재단에는 이상은 다스 회장의 자금 관리인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모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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