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창업기 36] “댕댕이 마음 수의사가 잘 알죠”… 최가림 펫트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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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창업기 36] “댕댕이 마음 수의사가 잘 알죠”… 최가림 펫트너 대표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8.01.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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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의대생 반려동물 돌봄서비스 출시… 개‧고양이 외 파충류 등 특수동물도 돌봐

최근 온라인 상에서는 강아지를 일컬어 ‘댕댕이’이라는 표현을 쓴다. ‘멍멍이’라는 글자를 보이는대로 만든 단어다. 일종의 언어유희이자, 요새 부르는 ‘급식체’ 중 하나인 셈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집사’라고 칭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신다는 의미다.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즐거운 소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타트업 '펫트너'는 반려동물 전문가인 수의사가 운영하는 펫시터 서비스다. 지난해 여름 최가림 대표는 수의사를 그만두고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최 대표는 반려동물 수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동물을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보호자가 출근하면 반려동물은 평균적으로 8~9시간을 홀로 집에서 보내게 된다. 반려동물이 아프다고 해서 보호자들이 월차를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 대표는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의사와 수의과대학교 학생들을 반려동물과 연결시켜주기로 결심했다.

지난 1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캣산업박람회에 다녀온 최 대표는 “환경변화와 스트레스에 예민한 고양이들을 키우는 집사들에게 펫트너 인기가 많았다”며 밝게 웃었다. 준비한 브로셔, 이용권, 고양이 장남감과 간식이 모두 동났단다. 이렇게 ‘반려동물와 보호자의 믿음’이라는 가치를 가장 우선으로 삼고 있는 최가림 펫트너 대표를 23일 서울시 강동구 펫트너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의대생 277명과 수의사 5명이 반려동물 돌봄… 두달만에 재이용률 53%

최 대표는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프로 애완인이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교를 다닐 시절에는 창업을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최 대표는 수의사 면허증을 딴 후 서울 내 동물병원에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보호자를 만날 때 느낀 점은 ‘반려동물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3개월만에 병원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엔 집 앞 오피스텔에 ‘수의사 펫시팅’ 전단지를 붙였다.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왔다. 그해 7월 확신을 가진 최 대표는 법인을 설립했다. 해외에서는 도그 워크 등 펫시터 시장이 크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였다. 수의과대 교수님들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서비스 론칭 두 달만에 재이용률 53%를 넘었다.

“지난해 애견호텔이 화두에 올랐다. 수요가 있으니 애견호텔이 많이 생겨났다. 문제는 동물에 대한 이해가 없는 형태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안전사고는 당연히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 동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더 민감하다. 실제로 애견호텔에 갔다가 전염병을 얻고 온 동물도 있다. 공중보건에 대한 안전망없이 애견호텔이 생겨선 안된다. 창업 당시 반려동물 시장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싶었다.” 

 

 

23일 서울시 강동구 펫트너 사무실에서 최가림 펫트너 대표를 만났다. / 사진=김률희 영상기자

현재 펫트너에는 수의대생 277명과 수의사 5명이 펫시터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에 10개 수의과대학에 매니저를 두고 펫시터의 신원확인과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서비스는 크게 위탁돌봄, 방문돌봄, 산책돌봄으로 나뉜다. 반려동물이 자신의 공간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방문돌봄' 이용률이 가장 많다.

“수의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었을 때 ‘수의사나 하지’라는 말도 들었다. 나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전문직인 수의사 일을 시작했다. 회사나 경영을 아무것도 몰랐다. 오히려 쉽게 생각한 것 같다. 막상 시작하니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업무메일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도 몰랐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배워가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기존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점과 보호자들이 (펫트너 서비스에) 만족하면 성취감을 느낀다.”

펫트너만의 차별점은 ‘전문성’에 있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펫트너의 펫시터들은 동물병원 근무경험, 반려동물 봉사했던 경험, 반려동물 보호소 동아리 회장 출신 등 ‘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많다. 수의대생들답게 동물 치료에 대한 지식도 많다. 현재 펫트너 소비자 층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초반엔 30대 중반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50대 이상 고객분들이 많다.

"돌봄을 의뢰한 보호자분들 중 한 분은 치매가 걸린 노령견을 키우고 계셨다. 보호자는 신혼여행을 3일 앞두고 어머니까지 암 선고를 받아 치료를 하고 있었다. 도저히 강아지를 맡길 수 있는 형편이 안됐다. 펫트너 위탁돌봄 서비스를 이용해 무사히 신혼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한다. 다른 강아지는 나이가 어린데 선천적으로 질병을 갖고 있었다. 보호자분이 걱정이 돼서 외출을 제대로 못했는데 펫트너를 통해 여유시간을 갖게 되셨다.”

◆ “반려동물 시장 커지고 있지만 인프라는 사회적으로 부족”

사회적으로 유기동물은 큰 문제다. 해마다 유기동물이 더 증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를 ‘다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금전적인 문제와 비용 탓에 유기동물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고 부각되지만, 최 대표는 다르게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혼자 둘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보호자가 많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 놓은 보호자들도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려동물 인프라가 사회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그 문제를 펫트너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펫트너는 전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대전, 광주, 춘천, 청주, 익산, 제주 등 수의과대학교가 있는 대도시들이 중심 지역이다. 최근엔 개나 고양이 외에도 특수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의대생들은 6년 교육과정 안에서 야생동물, 소, 돼지, 닭 등 여러 동물을 배우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충분하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앞으로 반려동물 시장은 훨씬 많이 커질 것이다. 관련 스타트업도 더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반려동물 시장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잘 모르고 장밋빛 미래만 점쳐 시장에 도전하는 분들은 시행착오를 마주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 시장의 소비패턴과 다양한 특징들을 잘 파악해야만 한다.”

올해 펫트너는 3월 전까지 웹사이트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펫시터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소 기능만 사이트에 담았단다. 운영을 하며 발견되는 문제점과 불편을 개선해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겠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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