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원장에게 억대 특활비 받은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의원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 전 의원 측에 오는 2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11년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으로부터 억대의 특활비를 직접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었던 목영만 전 실장으로부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이 전 의원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 특사단 묵고 있던 서울 롯데호텔에 국정원이 직원이 침입해 노트북을 뒤지다 발각되자 원 전 원장에 대한 사퇴요구가 나왔고, 원 전 원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당시 ‘실세’였던 이 전 의원 측에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한때 ‘만사형통(만사가 대통령의 형 이상득을 통해 이뤄진다)’이라는 말이 회자했을 정도로 이 전 의원은 MB정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이 전 의원이 검찰 소환에 응한다면 약 2년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이 전 의원은 2015년 포스코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2012년 솔로몬저축은행 사건과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 전 의원이 83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검찰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 앞서 22일 이 전 의원의 서울 성북구 자택과 여의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