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타사 번역앱과 정확도 차이없어…“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봐야”

22일 김무중 한컴인터프리 수석연구원이 지니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니톡은 네이버 파파고나 구글 번역앱과는 목적부터 다르다.”


김무중 한컴인터프리 수석연구원은 자사 인공지능 기반 통·번역 애플리케이션 ‘말랑말랑 지니톡’을 이같이 설명했다.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 자회사인 한컴인터프리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자동 통·번역 서비스이기도 하다. 다음달 전 세계인을 맞이하기 전 김 연구원을 만나 마지막 준비 상황을 물었다.

곧 올림픽인데 많이 바쁠 것 같다.
시스템을 매일 점검한다. 서비스를 하다보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오류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적용해본다. 오늘도 사실 시연이 있다.

지니톡 개발과정이 궁금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꾸준히 개발해왔다. 당시 앱이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기술 이전을 받아서 서비스하게 됐다. 2015년에 한컴인터프리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이듬해 4월 지니톡 베타버전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4개 언어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다 같은 해 7월 지니톡을 공식 출시했다.

지니톡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오피스 기업인 한컴이 자회사를 만들어서 언어에 관련된 사업을 하니 언론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졌다. 출시 초시에 접속자가 많이 몰리면서 예상치를 넘는 트래픽이 발생해 30분간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있었다. 서비스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지니톡이 공식 통·번역 앱으로 선정된 계기는.
지금은 경쟁자가 많지만 당시에는 네이버 번역 서비스인 파파고가 출시되기 전이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상황이라는 목적에 적합한 통·번역 앱은 지니톡이었던 것 같다.

다른 번역 서비스들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특화된 영역과 타깃이 있다. 예컨대 공군작전사령부에서 한·미간 훈련을 주제로 비교적 간단한 미팅이나 만남이 있을 때 공군에 특화된 지니톡을 써보게 했다. 군대에서는 약어나 전문용어가 많기 때문에 일반 언어로는 잘 인식이 안된다. 그래서 음성인식 엔진에 군사 용어를 다 학습시킨 다음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었다. 파파고나 구글 번역앱이 범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데이터로 학습시킨다면, 지니톡은 특화된 데이터로 학습시켜서 특정한 사용자들의 말을 잘 알아듣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앱의 정확도는 어떤가.
음성인식의 경우 구글, 네이버, 한컴인터프리 모두 정확도가 93~95%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97%까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성능에 대한 평가는 무의미하다. 오류를 5% 이내로 잡는 것은 매우 힘들다. 특정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고 신조어 등 새로운 언어 환경에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대신 번역의 경우는 차이가 많이 날 거다. 어떤 영역이냐에 따라 다르다.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많이 확보하고 인력과 시간이 얼마나 투자됐느냐에 따라서 앱의 정확도가 천차만별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도 특화돼 있나.
인천부터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이동 동선을 다 찾아서 고유명사, 합성어 등 관련 단어와 문장을 다 수집했다. 5만건에서 10만건 정도의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예를 들어 초당순두부는 강릉에서 유명한 음식인데, 이것을 정확하게 번역을 하지 못하면 시간 개념인 초로 착각하기 쉽다. 이런 것들을 착오 없이 잘 번역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평창에서 어떻게 홍보할 계획인가.
주변 지역 5~6군데에 헬프데스크를 마련할 계획이다. 3명이 상주하면서 홍보를 담당하게 된다. 차량을 통한 광고도 이뤄진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돌아다니면서 사용을 권유할 예정이다. 24시간 끊임 없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모니터링하는 서비스 상황실도 꾸릴 전망이다. 또 공식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웨어러블 기기도 900대 정도 공급할 계획이다. 여행객들을 접할 일이 많은 편의점 직원이나, 올림픽 안내 직원, 호텔 등에 비치해 웨어러블 기기로 자유롭게 통역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니톡은 몇 개 언어를 지원하나.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 독일어, 아랍어 등 총 9개 언어를 지원한다. 협력사를 통해서 다른 언어도 지원한다.

앞으로 추가될 서비스가 있다면.
웨어러블 제품을 고도화시킬 예정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아마 지니톡이 상당히 유명해질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 가운데 한국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기업들이 많을 텐데 이때 전략적 제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특화된 통·번역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법원, 국방, 검찰, 출입국 사무소 등 공공기관 쪽으로 진출한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2018년이 지나면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어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을 보인다. 인도네시아 쪽에서 누군가 선도를 한다면 서비스가 상당히 잘될 것이다. 게다가 2020년에는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있다. 한·중·일에서 음성인식 서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한국이 유리한 거 같다. 전 세계에서 보더라도 한국 인공지능(AI) 스피커 종류가 많고 그 서비스를 통해 평가를 받아보면 아무래도 사용자 경험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와서 맞아봐야 그것을 견뎌내면서 내공이 쌓인다.

인터뷰가 진행된 22일 그룹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지니톡에 대한 시연이 있었다. 개인당 30분 동안 집중적으로 테스트를 한다. 이에 대한 피드백은 설문지를 통해 받게 된다. 김 연구원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며 앞으로 평창올림픽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시연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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