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가입자 확보 위해 인수·합병 추진…예측불허 속 케이블TV 지각변동 전망

2017년 3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 본사 모습. / 사진=뉴스1

CJ헬로비전 매각설이 무성한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CJ헬로 측은 단순 해프닝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계속되는 풍문에 CJ헬로 사내 분위기는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의 최대주주인 CJ오쇼핑은 지난 18일 CJ헬로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해 조회공시로 답변을 명시했다. CJ오쇼핑 측은 “현재 CJ헬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 역시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케이블TV인수와 관련해 특정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전했다.

CJ헬로 관계자는 “CJ헬로는 현재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있지 이번 일은 그저 소문에 불과하다”며 “신사업을 발굴해서 자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확고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CJ헬로 사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앞선 실패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CJ헬로는 SK텔레콤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정부의 불허로 불발된 바 있다.

CJ헬로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팔린다는 건데 분위기가 좋을 이유는 없다”며 “게다가 CJ헬로는 SK텔레콤과의 합병에서 한 번 실패를 겪은 바 있어 두 번째 시도에서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박탈감도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공시 이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특정 업체만 좁혀서 보기보다는 다양한 케이블TV 사업자를 열어놓고 여러 업체를 두고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인수·합병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해서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자가 가장 중요한 기반 역할을 하는데 지금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사업체를 인수해야 가입자 저변을 확대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IPTV 부문에서 3위인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끌고 온다면 시장에서 순위를 뒤집을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통계를 보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수는 317만명으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 가입자와는 약 90만명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TV와 인수·합병을 추진하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이통사의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대해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한 케이블TV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케이블TV가 IPTV에 밀리면서 상황이 많이 안 좋아 어쩔 수 없는 상황”며 “그래도 유사 업종인 이통사에서 인수한다면 아무래도 관련 없는 산업군에서 인수·합병하는 것보다는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케이블TV와 IPTV에서 하는 서비스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전송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이통 3사가 통신서비스와 IPTV 결합판매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케이블TV 가입자 이탈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관계자는 “케이블TV도 상위권 업체는 인수 비용이 커서 인수할 만한 곳은 이통사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CJ헬로도 지금은 인수·합병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 누구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CJ헬로 외에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에서도 인수·합병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 측은 인수·합병 준비를 다 마친 상황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계속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올해 케이블TV에 큰 지각변동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오는 6월 방송법상 유료방송 합산규제 조항이 일몰된다. 합산규제는 한 기업집단의 케이블, 위성, IPTV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규제가 사라지면 케이블TV 인수·합병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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