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애경·이랜드 등 정규직 전환 결정…“회사 경쟁력 제고 차원 긍정적 영향 예상”

파리바게뜨, 애경, 이랜드 등 유통업체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히면서 유통가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외쳤던 비정규직 제로 구호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따라, 판촉사원을 고용하는 다른 업체들에까지 정규직 전환 영향이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정규직 전환 논란의 중심에 섰던 파리바게뜨에 이어 애경과 이랜드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1일 제빵기사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노사가 극적 합의를 보며 자회사를 통한 고용을 결정했다. 애경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판촉사원 700여명을 연내 직접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은 패션 부문 협력사 직원 3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애경은 5월 말까지 협력업체 및 판촉사원들과 고용 방식을 두고 본사가 직접 고용할지, 파리바게뜨와 같이 자회사를 통해 고용할지 등 선택지를 두고 논의할 계획이다.

이랜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직영점에서 일하는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 이번 판매사원 300여명의 정규직 전환 결정도 작년 정규직 채용 기조의 연장이라는 것. 한마디로 아르바이트생 전원이 이랜드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SPA 브랜드 스파오의 경우 지난해부터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고, 폴더와 미쏘 등 브랜드의 정규직 전환은 올 상반기 내 마무리 될 예정이다. 각 브랜드별 매장 수는 스파오 72곳, 폴더 60곳, 미쏘 45곳이다.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는 오르게 되나, 이 같은 변화가 회사 경영에 무리가 되는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하는 데 따른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취업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더 좋은 조건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점은 회사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의 이같은 정규직 전환 물결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와 닮아가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공공부문부터 순차적으로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비록 현재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일반 사기업의 고용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에는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정부 기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환영할만한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의 푸시 없이 자발적으로 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업체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또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여력이 없는 기업은 어떻게 할거냐는 것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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