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점유율 1년새 3분의1 토막…"유저 돌아오지 않을 것" 회의론 팽배

오버워치 대표 이미지. / 사진=블리자드
지난 2016년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오버워치’가 최근 국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블리자드는 지난 10일 ‘오버워치 리그’를 개막했다. 오버워치 리그는 세계 최초로 도시연고제가 도입된 e스포츠 대회다. 이번 리그 개막을 통해, 오버워치가 오랜 부진을 벗어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점유율 분석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은 9.8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하반기 30%에 육박하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사이에 점유율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는 최근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산 FPS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등장과 과거부터 계속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영향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는 16일 기준 PC방 점유율 33.65%로 1위를, LOL은 24.57%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두 게임의 점유율을 합치면 60%에 육박, PC방을 방문하는 유저 절반 이상이 배틀그라운드와 LOL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개발사 블리자드는 최근 오버워치 공식 대회인 ‘오버워치 리그’를 개막했다. 오버워치 리그는 세계 최초로 도시연고제가 도입된 e스포츠 대회로, 전 세계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번 리그는 대한민국 서울을 포함한 전세계 11개 도시에서 12개팀(미국 LA 2개팀)이 리그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2개 팀에는 한국팀 1곳과 중국팀 1곳, 미국팀 9곳, 유럽팀 1곳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팀이다. 한국은 이미 블리자드에서 개최한 ‘오버워치 월드컵’ 경기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오버워치 리그에서도 한국 선수 선발을 위한 각 팀들간의 경쟁이 엄청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12개팀 113명의 선수 가운데 한국 국적을 가진 플레이어는 모두 45명으로 전체의 39.8%에 달한다. 특히 국내팀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팀의 경우에도 전원 한국인 선수로 구성된 팀이 존재할 정도다.


그러나 정식 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유명세를 떨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오버워치의 인기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버워치는 지난해 6월만 해도 평균 25%의 PC방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7월 들어서 20%대 초반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최근까지 10%대 점유율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유저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오버워치의 하락세는 핵 등 부정프로그램 확산, 고착화된 게임 플레이 방식, 신규 경쟁작 등장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두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등장과 게임 내에서 특정 영웅 플레이를 강요 받는 상황이 오버워치 하락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리자드 역시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블리자드사의 지역 본부인 블리자드 코리아는 다양한 PC방 이벤트를 진행하며, 유저들을 PC방으로 끌어 들이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점유율은 쉽사리 오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학생 김민우(26·가명)씨는 “오버워치는 이미 다양성이 사라진 지 오래다. 게임플레이 방식이 이제는 너무 고착화 된 상태”라며 “블리자드 스스로 개선 의지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규 영웅 출시가 늦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게임을 떠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버워치 리그가 국내에서 오버워치 인기를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듯이, 출시 직후 인기가 많았을 때 리그를 출범시켰어야 했다”며 “이미 대다수 유저들은 배틀그라운드나 LOL로 넘어가 버린 상태다. 이제 와서 상황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오버워치는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게임이다. 네임벨류가 떨어져서 인가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저들의 불만 사항에 대한 피드백이 여전히 느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저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리그 출범을 통해 오버워치가 장기 흥행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LOL이 출시 이후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e스포츠 활성화 덕분”이라며 “오버워치 역시 이번 공식 리그 출범을 통해, 장기 흥행에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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