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터바인 피칭 코칭…“공식은 없지만, 피칭에 담아야 할 필수요소 있어”

스타트업이 피칭(Pitching)에 나서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야구에서 투수가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행위를 의미하는 피칭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 유도 발표’라는 뜻으로 쓰인다. 피칭으로 얻은 투자는 스타트업 성장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성장하려면 피칭해라’라는 말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피칭 시간은 행사의 성격에 따라 최소 3분에서 최대 30분까지 다양하다. 시간이 얼마든 스타트업 피칭은 '이해와 설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투자자는 사업을 이해하고, 투자 이후 성장 가능하다는 사실이 설득돼야 투자에 나선다. 이해와 설득 없는 피칭엔 투자도 없다.

문제는 피칭으로 투자를 얻는 공식이 없다는 점이다. 피칭에 올라 투자를 따낸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칭 구성과 발표 방식은 천차만별이었다. ‘인사엔 10초를 쓰고 이후 2초간 웃음’과 같은 공식은 없었지만, 투자를 얻은 이른바 성공한 피칭이 갖는 요소는 분명 있었다.

피칭의 1단계는 문제 설명이다. 주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것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며 피칭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문제 설명은 사업 존재 목적과 연결된다. 문제의 존재는 시장을 만들고, 문제의 심각성은 해결에 대한 수요를 만든다. 수요는 다시 시장이 된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투자자가 사업 필요를 깨달아야 한다.

2단계는 해결책이다. 앞서 문제를 정의했으면 이제는 사업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사업 아이템이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지 가능한 한 시각화해 제시하는 것이 좋다. 데모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문제 해결의 방식이 시장 경쟁력 있는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보여줘야 한다.

3단계는 경쟁사 분석이다. 시장엔 돈이 몰리고 경쟁이 발생한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사업의 성공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피칭에 선 스타트업은 경쟁사가 갖지 못한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떻게 그 강점을 만들어냈는지 설명해야 한다. 또 기술 핵심을 시장 후발주자가 모방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점도 드러내는 것이 좋다.

4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지 설명해야 한다. 과연 이 사업이 돈을 벌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뛰어난 기술력, 네트워크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했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가진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평가한다.

1·2·3·4단계를 거쳐 이해를 충족시켰다면 투자에 대한 설득으로 넘어간다. 투자자는 피칭의 끝에서 일정 지분을 요구한다. 결국 피칭의 끝은 지분 협상인 셈이다. 지분 비율을 결정하는 것은 회사 미래가치다. 스타트업 미래가치란 주관적인 탓에 기업가치 크기를 두고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협상이 이뤄진다. 이에 스타트업은 피칭 준비과정에서 기업의 미래가치 제시 근거와 투자자에 제시할 지분비율을 계산해둬야 한다.

피칭이 훌륭하다고 투자를 받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피칭은 포장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훌륭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형편없는 피칭을 하면 투자를 받을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투자유치 성패는 많은 요소가 얽힌 불확실성의 영역에 있다. 피칭은 그 불확실성에 영역에서 노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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