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롯데면세점 간 임대료 협상 여전히 지지부진… 2월 철수 현실화될 수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사업장에 입점한 면세점 업체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들의 상황은 여전히 암담하다. 사드보복으로 줄어든 관광객에 더해,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인하 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임대료 협상이 진척이 없는 상태로, 합의안 도출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2터미널에는 대한항공 등 항공사가 입주한다는 이유로, 면세점 업계에서는 구매력 있는 비즈니스 승객이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면세점 업계도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콘셉트를 ‘부티크’로 정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인천공항 2터미널 3층 패션·잡화 면세구역에는 핸드백과 의류를 취급하는 샤넬의 단독 부티크 매장이 최초로 들어선다. 아울러 에르메스와 구찌·프라다·롤렉스 등 2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모아놓은 ‘하이부티크 스트리트’도 조성된다.  

 

반면 1터미널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항공사와 면세점 간 임대료 인하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공항공사는 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여객 감소분을 따져 1터미널 면세사업자들의 임대료를 인하해주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입점 업체와 공사 간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롯데면세점은 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공항공사를 불공정거래로 제소한 이후, 사실상 공항공사와의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이 공항공사에 철수를 요구할 수 있게 되는 2월 말,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아직 철수를 단언할 단계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임대료 인하 협의가 불발되는 최악의 경우에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과반이 임대료로 빠져나간데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매출 신장률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철수를 하게 되더라도, 1터미널에서의 완전 철수를 하게 될 지, 부분 철수를 하게 될지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공항공사는 1터미널 면세점 임대료를 구역별로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여객이 많이 지나는 구역일수록 더 높은 임대료를 책정하는 식이다. 1터미널 내 여러 구역에 입점한 롯데면세점에게는 이에 따라 자사에 유리한 사업장만 남기고, 나머지를 철수하는 등 선택지가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항공사와 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다만 시한이 정해진 게 아닌만큼 합의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월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역별로 요율이 다르다 보니까 전체 사업장에 불리하다 싶으면 모두 철수할 수도 있고, 괜찮은 몇 개 사업장이 있다면 남길 수도 있다. 결국 협상 결과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면세점 직원들이 개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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