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알고리즘도 사람이 만드는 것”…“공정 기준 우선돼야” 지적

네이버는 지난 12일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발족식을 열었다. / 사진=네이버

뉴스 재배치 사건 등으로 홍역을 겪은 네이버가 기사 배열 공정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 직속의 운영혁신 프로젝트를 신설한데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만큼 기사 배열 공정화가 까다로운 작업인 탓이다.

네이버는 지난 12일 학계와 언론계, 시민단체, 정당, 사용자 등 10명의 위원을 뽑아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발족식을 가졌다. 향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측 추천 의원을 포함해 총 13인의 위원이 활동할 계획이다. 이들은 3~4개월 동안 정기 회의와 공개 토론회를 갖고 공정한 기사 배열에 관해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론화 포럼​을 통해) 특정한 효과를 기대하기 것보다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기사배열 알고리즘 공개 수위 등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답했다.


현재 공론화 포럼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뉴스의 인공지능화나 자동화를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하면 ,기존 수동 편집을 유지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색어 시장 구획을 놓고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표 직속의 운영혁신프로젝트를 신설해 산하에 뉴스배열혁신태스크포스, 뉴스알고리듬혁신태스크포스, 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운영혁신프로젝트는 상반기 적용 완료를 목표로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과 외부 언론사 편집 가치를 기반으로 한 100% 자동화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런 노력에도 공정한 기사 배열을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다. 과거 한 포털사 뉴스팀에서 편집 업무를 맡았던 A씨는 “뉴스편집이나 배열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편집자의 손이 닿은 곳이 더 많았다”며 “아무래도 사람이 모니터링 하다 보니 편집자가 보기에 질 좋은 기사들을 상단에 올리거,나 메인에 표시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포털 업계에서도 ‘공정’을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가치판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포털사 관계자는 “공정한 기사 배열을 위해서는 공정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지부터 정해야 하는데, 기술로는 공정함을 평가할 수 없다. 결국에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가 반영된다”며 “공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명확히 있지 않는 한 편집 방향에 편향성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기계학습 기술인 머신러닝 역시 무(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편집자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그때 그때 사람처럼 민감하게 감정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릴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미래에는 일관된 결과물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취재 결과 뉴스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은 대부분 인공지능을 통한 기사 배열 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이 기술의 정확도와 활용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또 각사의 알고리즘 또한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공정성 우려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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