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자격 기준 300억 충족 못 해…돌파구인 유상증자도 불투명

사진=KR선물 홈페이지 갈무리


FX마진(이중통화 증거금)거래 전문기업 KR선물이 ‘재무요건 미달’로 한국거래소 회원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유상증자라는 돌파구가 있지만 기존 주주들의 추가 자본 투입, 새 주주 영입 등도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지분율 23%)는 1조원대 금융피라미드 범죄로 징역 15년이 확정돼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17일 결제회원의 자기자본 기준인 300억원을 충족하지 못한 KR선물에 경고 조치를 내리고 3개월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경고 조치는 같은 해 7월 내려진 주의 조치에도 개선 상황이 없자 이뤄졌다. 거래소 규정상 주의·경고를 받은 회원은 일정 기간 회원의 자격을 요건으로 하는 거래가 일부 또는 전부가 정지된다.

선물거래 중개를 본업으로 하는 KR선물이 거래소 회원자격을 잃게 되면 상당한 경영 위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KR선물은 2014년 김성훈 대표가 최대주주로 온 뒤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금 200억원 이상이던 회사가 2014년 56억원, 2015년 31억원, 2016년 18억원씩 당기순손실(적자)을 내며 자기자본이 감소했다.

공시된 반기·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KR선물의 자기자본은 2016년 3월 106억원에서 지난해 6월 98억원, 지난해 9월 말 89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이는 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변경된 한국거래소 파생상품 회원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한창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12월 결제 불이행 사태 방지 등을 위해 파생상품 회원의 재무요건상 자기자본 기준을 300억원으로 강화한 바 있다.

유일한 돌파구인 유상증자도 기대감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주주가 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새로 투입하거나, 제3자를 주주로 영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사측은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하고 있다.

KR선물 관계자는 “회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50억원에 가까운 유상증자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최대 주주인 김 대표가 수감된 상황이고 나머지 소액 주주들도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조원대 금융피라미드 범죄로 검찰에 체포되며, 현금과 예금 900억여원을 모두 압수당한 바 있다. 그는 KR선물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도 받지 않아 이 주식을 모두 처분하라는 명령도 받은 상태다.

자금력이 있는 새 대주주가 영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KR선물 관계자는 “선물업의 장래가 좋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새로운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기업 등과 꾸준히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오는 2월 18일로 전망되는 ‘회원의 자격을 요건으로 하는 거래 정지’에 대비해 차선책을 준비 중이다. KR선물을 ‘결제회원’에서 ‘매매전문회원’으로 변경하고 결제회원과 계약을 통해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안이다. 한국거래소 회원은 결제이행책임의 부담 여부에 따라 결제회원과 매매전문회원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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