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015년 1.9% 인상, 2016년 3.2% 인상 합의…찬반투표 일정은 미정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상 첫 교섭 이후 2년 3개월 만에 잠정 합의했다. 2015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로 진행된 2016년 임단협에 대한 잠정합의안도 함께 도출했다. 조종사 노조가 새 집행부를 꾸린 데 더해, 올해 초부터 조원태 대한항공이 직접 조종사 노조와 관계 개선에 주력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한항공 사측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10일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제33차 협상에서 노사는 2015년 임금 총액 1.9% 인상, 2016년 임금 총액 3.2% 인상 및 보안수당 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2015년 10월 27일 첫 협상 이후 27개월여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공항에서 대기 조종사에게 국내선 체류 잡비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 간 임단협 교섭은 계속된 파행을 겪었다. 조종사 노조가 요구한 2015년 임금 29% 인상, 2016년 7% 인상 및 성과급 지급에 대해 대한항공 사측이 제시한 2015년 1.9%, 2016년 3.2% 인상 제안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대한항공 사측이 일반직 직원과의 형평성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파행을 빚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11월 조종사 노조가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했고 이후 조원태 사장이 노조를 찾아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잠정합의안 도출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조 사장은 지난 4일에는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대한항공 본사에서 김성기 조종사 노조 신임 위원장과 노조 집행부 간부를 만나 발전적 노사 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비교적 강성으로 평가 받던 전임 조종사 노조위원장과 달리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성기 조종사 노조 위원장의 교섭 참여도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조종사 노조는 임금 37% 인상 등 일반직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로 논란이 됐다. 조종사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 체류 잡비 등을 추가로 받는다는 조건으로 사측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7개월 만에 나온 잠정합의안을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 이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찬반투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찬반투표 통과 시 화답의 의미로 조종사 수당 인상 및 복리후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소형 항공기 CS300. / 사진 =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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