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이 일자리 경쟁하는 시대 도래…대량실업 우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어

올해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1인 가구 노동자는 월급 기준(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2만1540원 인상된 157만3770원을 받게 된다. 정확히 9일째를 맞은 현재 최저임금 인상은 시작과 동시에 노동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에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노인 근로자는 대략 463만명 수준이다. 전체 근로자 100명 중 23명가량이 수혜를 받는다.

 

노동계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0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고 있다. 월 소득이 209만원은 돼야 최소한의 기본 생계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매년 오르는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소규모업체들에선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에 대한 복지를 축소하거나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영세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회사가 상여금과 잔업‧특근 없앴다. 작년보다 더 못한 임금을 받아야 할 듯 하다”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은 “식비를 기본급에 포함했다”며 회사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전국에 있는 1458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아르바이트생의 20.2%가 갑작스런 해고나 근무시간 단축통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충격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현재 산업계 전반에서 실험되고 있는 무인화 바람이 노동시장을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고 갈 가능성이 크다. 먼저 정부가 고속도로에 2020년 도입하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은 현재 남아있는 7000여명의 전국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무인화 실험이 매우 거센 유통업계의 미래 고용시장은 더욱 불안하다. 지난해 미국 아마존사가 인공지능형 무인점포 매장인 ‘아마존 고’를 열면서 한국 편의점업계도 무인점포 매장을 하나둘 늘려가고 있다. 이들 매장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본사 직원이 결제 오류나 재고정리 등 단순한 업무를 위해 투입된다.

맥도날드‧롯데리아 등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 경우 무인 주문기를 매장 안에 설치해 심야인력을 줄이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맥도날드의 경우 전국 430개 매장 중 200개 매장에서 무인 주문기가 설치돼 있고 올해 약 50개 매장에서 추가도입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는 1350개 매장 중 610개 매장에서 무인 주문기를 설치 운영 중에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불과 며칠 만에 편법이 동원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부는 준수 여부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전 정부에서 늘 그랬듯 사태가 벌어지면 서둘러 수습하려는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또 하나, 인간이 로봇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 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대안도 없는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