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 가스발전 계열사 보유, LNG 수입 관련 논의 오갔을 듯…GS 원유 거래도 거론 추측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뉴스1

방한 중인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데, 업계에선 특히 에너지 사업 관련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지난 8일 칼둔 청장은 한국에 입국하자 마자 서울 역삼동 GS타워로 이동해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만나 30분가량 회동을 가졌다. 또 이날 저녁 칼둔 청장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만찬에도 참석했다. 

양사 그룹은 모두 이번 칼둔 청장과의 만남은 사업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 관련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아랍에미리트)에 방문하기 전 둘이 독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임 실장을 만나기 전에도 칼둔 청장을 만나 여러 사업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두 회장이 이번에 방한한 칼둔 회장과 에너지 관련사업, 특히 가스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두 기업 사정에 정통한 한 에너지업계 핵심 인사는 “두 기업이 모두 가스발전기업을 갖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LNG(액화천연가스) 직도입도 풀린 만큼 UAE 측과 해당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도 전했다.

SK와 GS그룹은 각각 가스발전회사 SK E&S, GS EPS를 운영 중이다. 과거엔 LNG를 가스공사가 도매업으로 일괄 수입해왔다. 하지만 기업들이 직도입할 수 있도록 바뀌게 되면서 점점 더 들여오는 물량을 늘리는 것이 가스 발전사들의 주된 관심사가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NG직도입은 1998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 관련 제도 신설 및 규제완화를 거듭해왔다. 그러다가 2013년 도시가스법이 개정되면서 직도입 조건이 완화된 이후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도 직도입 물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번 칼둔 청장과 만남에서 트레이딩 컴퍼니 공동 설립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까닭이다. 칼둔 청장은 허창수 회장을 만나기 직전 허용수 GS EPS 사장과 오찬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정유사업도 주된 논의 대상 중 하나였을 것으로 지목된다. 이는 SK보단 GS와 연관이 깊다. GS칼텍스는 원유의 30%를 UAE로부터 들여온다. GS에너지는 아부다비 육상석유운영회사 생산 유전 지분 3%를 40년간 보유할 수 있도록 보장받았고, 이로 인해 GS칼텍스는 하루 5만배럴 원유를 생산해 국내 공급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두 회장의 면담이었지만 콕 집어 SK와 GS를 만났다는 점에서 결국 에너지가 키워드였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칼둔 청장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9일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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