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전안법 개정안 통과됐지만…” 소상공인은 여전히 떨고 있다
  • 박지호 기자(knhy@sisajournal-e.com)
  • 승인 2018.01.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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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6개월 밀렸지만 소상공인 불안 계속…업계 “최종 판매자도 책임 규정도 개선돼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소상공인들 불안은 여전하다. 공급자 적합성 확인 서류 (KC인증서)·시험서류 등을 소상공인이 직접 구비해야하는 부담은 덜었지만,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관련 책임은 여전히 소상공인인 최종 판매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인 전안법 개정안이 가까스로 통과되며 시행이 6개월 유예됐다. 당장 이달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기존 전안법은 의류·잡화 등 39종의 생활용품도 전기용품과 마찬가지로 KC인증서를 받도록 의무화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결국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인증 비용 부담을 지운다는 이유로, 일부 생활용품에 대해서는 KC 인증 의무가 면제되며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이 같은 개정안 통과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생활용품 중 일부 제품에 한해서만 KC 인증을 취득하면 된다. 이에 당장 새해부터 범법자가 될 위기에 놓였던 소상공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관련 책임을 최종 판매자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여전히 반발하는 소상공인도 상당수다. 전안법을 따라야 하는 의무자는 제조사와 수입자뿐 아니라 판매자까지 포함되어 있어, 판매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왔을 경우 판매자인 소상공인 역시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제조부터 운반까지 전 과정을 판매자가 어떻게 다 알고 관리하느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상공인들, “제품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상공인 과태료 물면 어찌하나”

온라인에서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32)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직접 원단을 골라서 옷을 만드는 게 아니다. 도매시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옷을 떼어다 판매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제조사도 아닌 판매자에게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건 과하다”면서 “만약 의류 제조과정에 문제가 없었을지라도 운반 과정에서 손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를 다 판매자가 관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안법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반감이 큰 만큼, 전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국내 포털사이트 카페는 1만1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가입한 상황이다. ‘전폐모(전안법 폐지를 위한 모임)’ 카페에는 개정안 이후에도 전안법에 대한 회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 수입한 양말도 인증을 받아야 할까요?”,“칫솔은 해당 사항이 있나요?”,“속옷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등 아직 전안법 개정안에서 구체화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시행이 6개월 뒤로 밀린 만큼, 그 기간동안 국가기술표준원은 KC인증 의무 취득 품목에서 빠지는 품목을 정하는 등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야 한다. 또 소상공인측은 개정 전안법의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는 품목을 최대한 빠르게 결정해야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중현 소상공인엽합회 전안법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월 말까지는 (단속 제외 품목) 정리가 돼야 한다”며 “7월에 파는 옷은 그 이전부터 제조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 해소를 위한 해법으로 ‘안전한 원자재 관리’를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원자재가 전제되면 된다. 당초 소비자단체와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장했던 바는 판매와 제조 이전 단계에서 원재료 물질, 화학 약품에 대해 관리를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사후 협의체를 구성해서 지속적으로 원자재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 것이다. 안전한 원자재 유통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소상공인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파행으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전안법 개정안이 올해 통과하지 못한다면 수백만의 소상공인들은 범법자가 되어 새해를 맞게 될 것”을 지적, 전안법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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