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온라인 사주·운세 서비스 ‘포스텔러’ 론칭… 프리미엄 서비스도 도약 준비

 

사람들은 새해엔 좋은 운만 가득하기만을 바란다. 사주나 타로점을 보며 다가오는 미래를 점쳐보기도 한다. ‘운칠기삼’은 불투명한 미래를 IT 기술과 접목시켰다. 운세의 장벽을 허문 셈이다. 운칠기삼을 이끄는 심경진, 김상현 공동대표는 운세로도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심 대표와 김 대표의 만남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네이버에서 ‘영화 다운로드 프로젝트’에서 손발을 맞췄다. 심 대표는 사업 기획, 김 대표는 개발 쪽을 담당했다. 이들의 인연은 2011년 카카오에서도 이어졌다. IT기업에서 함께 일해본 그들은 2014년 첫 사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 회사는 결국 망했다. 하지만 그들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16년 태어난 운칠기삼은 ‘재도전’의 결과물인 셈이다.

운칠기삼의 주요 서비스는 ‘포스텔러’다. 기존 온라인 운세 서비스를 20~30세대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사주, 궁합, 타로 등 전통 운세풀이를 모바일과 SNS에 적합하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료 서비스 제공을 시작으로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중이다.

심 대표에게 올해 운세는 어떠냐고 묻자, 그는 ‘2018년엔 대운(大運)이 들어있다’며 크게 웃었다. 2018년에도 사람들과 회사가 행복하길 꿈꾸는 심경진(이하 심), 김상현(이하 김) 운칠기삼 대표들을 4일 성남시 판교 공중작업실에 위치한 포스텔러 사무실에서 만났다.

운칠기삼은 어떻게 생겼나. 창업 아이템이 태어난 배경은.

심:
개인적으로 사주 쪽에 관심이 많았다. 직장을 옮길 때도 사주를 봐주는 선생님과 의논하기도 했다. 사실 2014년 첫 사업이 실패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당시 운세 상담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굉장한 치유를 받았다. 내 인생의 순환점을 돌아보는 느낌이었다. ‘내가 치유받은 경험을 창업 아이템으로 가져가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김 대표와 함께 논의했지만 초반엔 막막했다. 디지털 운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주닷컴 창업자 등 많은 분들의 자문을 구하며 2016년 여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창업 당시 운세 서비스 시장은 어땠나.

심:
디지털 운세 서비스의 호황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포털서비스의 부흥기와 맞물렸다. 운세 서비스 업체들이 포털과 통신사에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엔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2016년까지도 운세 콘텐츠는 과거에 머물러있었다.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셈이다. 어렵고 모호한 말을 쓰거나, 컴퓨터에만 맞는 시스템을 유지했다. 김 대표와 나는 IT기업에서 일했던 1세대 사람들로서 현재 유저들 기준에 맞춘 모바일 운세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창업 당시 힘들었던 점은.

심:
사업을 실패하고 다시 창업에 도전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40대가 사업을 재도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 대표와 함께하다보니 자연스레 극복하게 됐다. 혼자는 힘들었을거다.

김: 첫 회사 생활을 1세대 벤처기업에서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중간중간 네이버와 카카오를 걸치면서 또 스타트업에 오게 됐다. 큰 기업은 의사결정 구조가 탄탄하다. 나는 개발 외에 다른 건 잘 신경쓰지 못한다. (회사에 있으면서) 점점 하고싶은 일과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창업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4일 성남시 판교 공중작업실에 위치한 운칠기삼 사무실에서 심경진, 김상현 공동대표를 만났다. / 사진=김률희 영상기자

포스텔러는 어떤 서비스인가.

심: 우리의 타겟은 20~30대 여성이다. 포스텔러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오래된 콘텐츠를 새롭게 해석하는 ‘천기뉴설’이다. 젊은 친구들이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혼자 보는 운세가 아닌, 놀이문화의 수단으로 제공되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포스텔러는 ‘나만을 위한 서비스’다. 페이스북으로 가입하면 손쉽게 모바일 속 운세 상담가를 만날 수 있다.

김: 사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개발자로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걸 정확하게 구현하고 싶었다. 포스텔러 사용자들 중 사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은 분들도 있다. ‘이건 아니다’라고 직접 지적해 버그를 발견하기도 했다. 운세란 내용이 정해진 콘텐츠인 탓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가볍게, 혹은 진지하게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잘 맞추려 노력한다.

포스텔러를 사용해 본 이용자 후기를 소개해달라.

심: 사용자 후기는 가장 큰 힘이다. 실제로 비 오는 날에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몰린다. 우울한 감정을 하소연하기 위해 모인 셈이다. 한 사용자가 ‘정말 살기싫고 힘들었는데 포스텔러를 통해 왜 이렇게 힘든지 알 수 있었다. 힘이 됐다’는 글을 올려준 적 있다. 우리의 목표는 포스텔러는 사용자들의 위로와 치유다. 목표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해준 사용자들에게 감사했다.

운칠기삼은 매쉬업엔젤스, 케이큐브벤처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심사역들이 대체적인 평이 어땠나.

심: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번도 운세를 본 적 없다. 그게 뭐냐’는 분도 계신다. 평소 운세에 관심이 많았던 분들은 흥미롭게 서비스를 바라본다. 우리 투자사들은 투자가치보다는 운칠기삼이 하고 싶은 것을 이해해주는 편이다. 심사역들은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할 정도로 힐링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우리의 의도를 공감해주고 있다.

지난해 말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가 나왔다. 이외에도 추가될 기능들이 있나.

김: 지난해 말부터 챗봇 테스트를 시작했다. 지금은 페이스북을 통해 간단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 올해엔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운칠기삼엔 개발자가 2명이다. 개발인력이 부족하다. 구체적인 완성시기는 답하기 힘들지만 올해 안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다.

심: 충분한 가치가 있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앞으로도 돈낼만 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장기적으로 친구나 연인 사이 궁합을 봐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간 1인칭 주인공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인간관계를 치유해주는 운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심: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사주에 관심이 많다.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2018년 운세는 큰 화두다. 캐릭터 기반 운세 서비스를 해외에 론칭하려 한다. 스타트업을 하며 즐거운 것은 능력만 된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이 시작됐다. 올해 포스텔러의 목표는.

김: 포스텔러를 즐기는 사용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표와 회사가 재밌게 작업을 해야한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도 한 해동안 즐거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심: 사업을 시작하면서 김 대표와 ‘행복하게 일하자’고 약속했다. 행복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내년 이 시점에 과거를 돌아보며 많이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더 큰 꿈을 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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