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메시지로는 명확한 이해 힘들어”…‘A를 B하는 스타트업’ 전달 방식 필요


스타트업을 만나 소개를 부탁한 뒤 느끼는 감정은 하나다. 난해하다. 스타트업은 난해하게 사업을 소개한다. “저희는 세상을 바꾸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당신의 삶에 비전을 제공하는 빛과 같은 기업입니다.​ ​문화 콘텐츠로 시간의 가치를 올려 드립니다.​ 누구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소개다. 


최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여 소식을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가 부쩍 많다. 규모가 큰 자리에는 100여개 넘는 스타트업이 오기도 한다. 스타트업은 이곳에서 ‘10초 스피치’라는 소개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앞에서 밝힌 난해한 소개를 반복한다. ​저희는 삶에 비전을 제공하는 빛과 같은 기업입니다.


10초짜리 소개의 부족함을 아는 스타트업은 무리를 해서 1~2분을 더 쓴다. 2분 10초가 지나도 난해함은 해소되지 않는다. 100여개 스타트업이 모인 자리서 누구도 ‘저 스타트업은 어떤 곳이구나’라고 깨닫지 못한다.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타트업이 없는 탓이다. 스타트업 대표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 메시지가 명확해야 수신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다. 깨끗하고 맑고 투명하다는 영어 단어는 ‘클리어(clear)​다. 오염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 ​폴루션(pollution)​은 클리어의 반의어다. 스타트업은 이른바 오염된 메시지로 명확한 이해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회사 이름이 잘 알려진 기업이라면 가치 중심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포함된 메시지를 전달해도 무방하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개발해 업계 1위에 올라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저희는 음식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게 연구합니다”라고 말해도 업계 다수는 우아한형제들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제 사업을 시작해 교류의 장에 선 스타트업이 10초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 꺼내들 만한 소개는 아니다.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 줄 요약​이다. 가능하면 5초 이내에 길어도 10초 이내에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상대방이 대략 사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둬야 한다.


스타트업은 교류 시간이나, 스타트업 페어 등에 참가해 자신들의 사업에 대해 수없이 설명해야 한다. 다만 사업 설명에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1분이다. 첫 문장만으로 상대방을 80%가량 이해시켜야 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명확한 메시지는 필수다.

우선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기업이나 서비스를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자. “삼성전자는 전자제품 제조사다”와 같은 방식이다. 최대한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서비스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 “배달의민족은 편리하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한 모바일 앱이다”라고 하는 것도 좋은 예다.

짜인 구조에 따라 문장을 구성하면 쉽다. 팀터바인이 만든 방식은 ​A를 B하는 스타트업입니다​라는 구조다. 먼저 A와 B를 채워보자. 예를 들어 팀터바인은 “스타트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제공하는 팀터바인”이라고 소개한다.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팀입니다”도 될 수 있다.


사업에 관해 설명하려는 바가 모두 전달되지 않아도 ‘대충 이런 일을 하는 친구들인가 보다​의 느낌은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지인들에게 한 번 설명해 보고, 가능하면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설명해 보자. 당연하고 쉽지만, 준비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크다.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은 광고와 다르다. 팀터바인은 스타트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재능기부로 제공하는 컨설팅팀이다. 팀은 국내 대기업 내 홍보와 기획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현직 전문가로 구성됐다. “팀터바인은 사람이다”와 같은 광고 카피는 필요 없다. 숫자로 증명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30개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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