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감소·고용 부진, 2%대 그칠 것" vs "수출 호조·소비 회복, 2년 연속 3%대 가능"


새해 한국 경제에 대해 다소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간 3%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힘들다는 전망과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3% 성장은 힘들다는 견해에는 2017년만큼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특히 2017년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설비투자 등 총투자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의 과실이라 할 수 있는 고용도 지지부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가계부채, 원화 강세 현상,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 보호무역 강화 등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올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출이 2017년에 이어 새해에도 긍정적이다. 한국 경제의 고민거리였던 내수도 회복세가 점쳐진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해 일각에선 3% 성장률 달성이 무난하리라고 내다본다.

◇ 새해 한국 경제의 부정적 요인, ‘설비투자 감소’

2017년 한국 경제는 깜짝 성장을 일궈냈다. 연초만 하더라도 경제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부정적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제 성장률 3% 이상 달성이 가시화됐다.

새해에는 이 같은 성장률 수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2.8% 성장을 예상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금융연구원(2.8%) 등이 3% 성장률 달성이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 해외 투자은행(IB) 중에서는 JP모건, 크레이트스위스, 노무라증권이 각각 2.9%, 2.8%, 2.7% 성장을 점쳤다.

투자 부문이 지난해보다 좋지 못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KDI는 얼마전 발표한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17년 14.7%로 예상되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새해에는 3%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7.2%에서 새해에는 0.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국내경제는 소비와 수출의 꾸준한 증가에도 투자가 큰 폭으로 둔화돼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 예측했다.

총투자가 줄면서 고용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17년 노동시장평가와 2018년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새해 취업자 증가 수가 29만6000명으로 2017년 32만4000명보다 8.6%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실업률은 2017년에 이어 새해에도 3.7%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수출 기업 채산성을 떨어뜨리는 원화 강세 현상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이 밖에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북한 리스크 등도 무술년(戊戌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 수출은 올해도 긍정적 전망···“3% 성장도 가능”

새해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보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여기에 2017년 부진했던 내수가 새해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가파른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새해 성장세도 2017년에 못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외 일부 기관들은 새해 한국 경제가 3% 이상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MF는 지난달 발표한 새해 한국경제 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한국 등 수출국 경제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 역시 새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이 밖에 산업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들도 3% 성장률 달성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수출이 2017년에 이어 새해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체감 경기가 좋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전국 260개 제조업체 수출전망을 조사한 결과 54.2%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새해 수출이 2017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IT(정보통신) 회사의 66.7%가 수출 증가를 전망했다. 석유화학·정제(64.5%)와 기계장비(62.1%) 업종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내수 회복에 대한 전망도 새해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요소다. 산업연구원은 ‘2018년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상존하지만 상반기에 예정된 동계 올림픽 효과와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창출과 같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 등으로 2017년보다 높은 2.7%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기관에 따라 낮게는 2.8%에서 높게는 3%로 점쳐지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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