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문서화 방식과 달리 단계별 성과 검증 시스템 갖춰…기술 보유 기업과 고객 니즈 연결고리 해법 제시

20일 고석대 마인즈앤컴퍼니 대표가 인공지능 컨설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국내에도 인공지능(AI) 만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회사가 생겼다. AI 플랫폼 기업이자 2017 대한민국 ICT대상 지능정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마인즈랩이 지난 11월 29일 AI컨설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마인즈앤컴퍼니’를 설립했다. 우리에겐 생소한 AI컨설팅의 실체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고석태 대표를 만나 물었다.

국내 첫 AI컨설팅사다. 설립 계기가 궁금하다.
기존 컨설턴트들은 AI에 대한 깊은 자문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관련 경험도 부족하고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기회도 부족하다.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자문을 한다거나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한편 최근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잘 모른다. 고객의 니즈와 해결법 보다는 기술 정확도와 최신 알고리즘에만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양쪽에서 간극이 생겼다. 이 둘을 잘 연결해줄 점점을 찾아야 하지만 지금 시장은 그런 것이 턱 없이 부족했다. 수요는 많은데 제대로 된 컨설팅회사가 없어서 만들게 됐다. AI 기술로 협업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직원 구성이 궁금한데.
공동 대표 2명과 직원 5명이다. 대부분 1~2년차나 신입이다. 직원들을 채용할 때 논리적인 사고역량이나 의사소통 기술을 가졌는지, 통계 전공이나 데이터분석 기술을 가졌는지, AI나 IT 등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빠르거나 습득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는지를 꼼꼼히 따졌다. 모든 걸 다 경험할 수는 없으니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나머지 역량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채용했다.

해외에서는 AI컨설팅이 잘 돼 있나.
해외에는 있다. 컨설팅업 자체가 다르다. 특히 미국과 유럽같은 경우 시장이 커서 한 영역에서 오랫동안 경험이나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전문성을 갖고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 데이터분석, AI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에 근무한 걸로 안다. AI와 연관이 있나.
AT커니에서는 금융 쪽 전략을 짜고 금융사들의 경영상 이슈를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예전에 IT(정보기술)쪽에서 5년 정도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웹 에이전시에서 홈페이지 개발도 해보고 아프리카TV 별풍선도 만들어봤다. AT커니에서 무형 상품을 다루다보니 IT나 정보시스템 등이 해결돼야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삼성화재에 입사해 비정형 데이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진행 과제들을 진행해왔다. 그러면서 2015년에 마인즈랩과도 인연이 닿아 협력해 오다 자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AI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했는데.
4차 산업혁명이나 AI가 최근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고 기업의 오너나 CEO(최고경영자) 등은 각종 회의, 세미나를 통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임원들에게 AI로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라고 압박을 준다. 국내에서 IBM 인공지능인 왓슨을 도입하려는 열풍도 심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공사례가 없다. 왓슨은 기본적으로 영어 버전이고 한국어로 변환하는 가정에서 언어라는 허들이 존재했다. 챗봇(chat-bot)도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히기 어려웠다. AI를 통한 혁신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으나 AI를 어느 부분에 도입해야 기존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드물다.

예를 들어 대부분 회사들은 “일단 데이터를 쌓아봐”, “우리도 인공지능 해야 하지 않겠어?” 라는 식으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투자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든다. 어디에 쓰고 어디에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큰 돈을 투자했음에도 성과를 못 내니 답답한 심정일 거다. 쓰지 못하는 데이터만 쌓이고 있는 현실이다. 예컨대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우리 상담원 몇 명이나 줄어드나?”라고 묻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기존 컨설팅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에는 문서로만 제시된다. 하지만 마인즈앤컴퍼니는 실행에 다 직결된다. 실제 성과 발생이나 다른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기존 과제가 선언적이었던 것에 불과했지만 우리는 그런 위험을 덜고 실행에 까지 옮길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도움을 준다.

컨설팅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의사결정 단계를 나누는 게 핵심이다. 먼저 기업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를 찾고 인공지능을 통한 컨셉트를 정의한다. 그리고 상용화된 기술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검증한 뒤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콜센터 상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담 업무에서 발생하는 비효율 원인을 들여다본 뒤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이유, 인공지능 적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천천히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인공지능 기술도 연결해 주나.
그렇다. 아무래도 마인즈랩의 자회사니 마인즈랩에 최적화된 기술은 많이 소개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해외 유수의 기술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드릴 계획이다.

현재 컨설팅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나.
설립 전부터도 이미 같이 하고 있는 기업이 있었다. AI 플랫폼 구축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 같다.

기업들 반응은 어떤가.
기업 입장에서는 솔루션 구축에다 컨설팅 비용까지 새롭게 지불해야 하는 건데 지금까지 클라이언트 반응은 좋은 편이다. 여태까지 이런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 등이 떨어져서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도입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마인즈앤컴퍼니 컨설팅으로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컨설팅 비용은 어떤 수준인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보통 컨설팅 프로젝트 같은 경우 글로벌 로열티도 지불해야 하고, 인프라 운영 부담도 있어서 컨설팅 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마인즈앤컴퍼니는 그런 비용 발생 없다. 다른 프로젝트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도 컨설팅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컨설팅 비즈니스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솔루션이나 사업 쪽으로 확대하려는 욕심도 갖고 있다.

마인즈앤컴퍼니는 4차 산업혁명이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AI에 투자를 하고는 싶으나 갈 길을 몰라 헤매는 기업인에게 극약 처방을 내려주는 곳이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AI를 접목시키는 것이 아닌, 각사별 특성에 맞게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패하지 않도록 미리 검증을 통해서 성과를 확인한 뒤 확대 적용하는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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