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 못지않은 A8 내놔, LG전자도 이미 Q로 나서…애플 아이폰SE2도 주목

LG전자가 내놓은 Q8. / 사진=LG전자

출고가가 50만~60만원대인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업계 얘기다. 덕분에 준(準)​ 프리미엄이 새해 업계 열쇳말 중 하나가 됐다. 출발선은 삼성전자가 끊는다. 프리미엄 기능을 대거 탑재한 갤럭시A8을 1월에 출격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미 준프리미엄을 표방한 Q시리즈로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SE2의 공세도 예정돼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의 향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성장정체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신흥국 시장서 점유율을 늘리기에 ‘준프리미엄’이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8년형 갤럭시 A8·갤럭시 A8+를 내달 출시한다. 그간 A와 J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라인업으로 평가받아왔다. 새로 나오는 A8과 A8+는 사실상 갤럭시S 스펙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S와 노트가 아닌 라인업에 플러스(+) 모델을 끼워넣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디자인 자체가 유사하다. 갤럭시S8에 처음 적용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즉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갤럭시A8+의 경우 6.0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또 화면비는 갤럭시S와 마찬가지로 18.5대 9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2018년형 갤럭시A8과 A8+. / 이미지=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상징처럼 불리던 듀얼카메라도 탑재됐다. 갤럭시A시리즈 중에는 처음으로 가상현실(VR)기기 ‘기어 VR’도 지원한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데이터·이미지를 백업할 수 있는 ‘삼성 클라우드’, 화면을 켜지 않아도 시간과 날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lways on Display)’ 등 갤럭시S나 노트에서만 보던 기능들도 대거 탑재됐다.

가격은 6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형 갤럭시A7의 경우 출고가가 58만8500원이었다. 통상 플러스 모델이 더 비싼 점을 감안하면 출고가가 60만원대 중반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갤럭시A를 통해 ‘준프리미엄’ 시장으로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A는 보다 저렴한 갤럭시J와 프리미엄 갤럭시S 사이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게 됐다.

준프리미엄은 이미 국내 업계서 낯선 낱말이 아니다. LG전자는 8월에 LG Q6와 LG Q6+를 내놓고 있다. Q6는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의 디자인과 편의기능을 그대로 계승한 제품이다. LG전자 스스로도 Q 모델이 프리미엄 모델 G/V 시리즈와 실속 모델 X/K 시리즈 사이 가교라고 설명했다. Q6와 Q6+의 출고가는 각각 41만9100원, 47만8000원이다. Q6+의 경우 램과 저장용량이 각각 4GB/64GB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다.

더 눈길 끄는 제품은 Q시리즈 두 번째 제품인 Q8이다. Q8은 5.2인치 쿼드HD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820 칩셋, 1300만·800만화소 듀얼카메라 등을 스펙으로 갖춘 제품이다. 특히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을 탑재해 싱글 DAC 대비 잡음을 최대 50% 줄인 덕분에 관심을 끌었다. 출고가는 61만 6000원이다.

애플도 사실상 준프리미엄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대만 매체 이코노믹데일리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SE2를 내년에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아이폰SE. / 사진=셔터스톡

아이폰SE2에는 애플 최신 운영체제인 iOS11을 구동하기 위한 A10 퓨전 칩셋 등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에 비해 확연히 스펙이 향상됐다는 뜻이다. 아이폰SE가 아이폰4와 비슷한 성능을 갖췄다면, 아이폰SE2는 아이폰7에 버금갈 거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이폰SE의 출고가는 450달러(약 49만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전작의 출고가는 349달러였다.

준프리미엄 시장서의 경쟁 격화는 산업 향배와 무관치 않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8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휴대폰 시장에서 신흥국 수요가 이어지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프리미엄폰 경쟁과 원가부담으로 수익성이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 시장은 보급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 와중에 평균판매단가(ASP)는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신흥국의 중저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사양화 여파로 내년 ASP가 2017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신흥국은 소비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시장서 프리미엄 기능까지 내세우려면 결국 준프리미엄으로 선택지가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선 기술경쟁력을 여러 가격대 제품에서 보여주는 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나와 “하이엔드에 적용했던 하드웨어 기술이나 서비스를 중저가로 확대하며 성장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갤럭시J는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꼽힌다. 애플의 아이폰SE 역시 인도에서 애플의 매출 증가를 앞장서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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