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평 규모 더종로점 문 열어…음료 주문에서 수령까지 40분 걸릴 정도로 인산인해

“B-XX번 고객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를 듣기 까지 무려 40분이 걸렸다. 심지어 기자가 매장을 찾은 시간은 직장인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점심시간 이전이었다. 서울 종로 중심가에 20일 오픈한 스타벅스 더종로점의 오전 풍경이다. 스타벅스 더종로점은 국내에서의 스타벅스 인기를 그대로 증명하고 있었다.

새로 생겨나는 스타벅스 매장이 비단 더종로점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더종로점이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바로 국내 1100여개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의 매장’이라는 점이다. 더종로점은 서울 종로구 종로 51종로타워에 위치한 총 332평(1층 52평, 2층 280평)의 면적을 갖췄다. 300명 가량 수용 가능한 규모다. ​​

 

스타벅스 코리아는 더종로점에 대해 “국내 진출 18주년간 자사의 모든 노하우를 집대성한 최상의 프리미엄 서비스만을 모아 놓은 국내 최고의 스타벅스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더종로점은 규모면에서 최대인 동시에, 서비스면에서 최고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에 20일 오픈한 스타벅스 더종로점. 스타벅스를 찾은 소비자들이 1층(좌)과 2층(우)에서 카드와 음료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긴 줄이다. 족히 100명이 대기 중인 이 긴 줄에 참여해 긴 시간을 인내해야만 음료 주문에 성공할 수 있는 걸까 덜컥 겁이 났다. 다행히 이 줄은 스타벅스 카드를 구매하고 충전하는 줄이었다. 음료 주문은 2층에서 가능했다. 덜 붐빌까 기대하며 올라간 2층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바로 앞에는 그랜드 바 존(리저브,티바나, 일반 음료 바를 삼각형 모양으로 한 데 모은 최장 25m의 바 공간​)이 위치했다.

리저브 커피(한정된 양과 한정된 기간 동안에만​ 제공되는 프리미엄 커피)를 제공하는 바와 전국에 단 4개 매장밖에 없다는 티바나(Teavana) 인스파이어드 바는 인파로 북적였다. 매장을 본격적으로 둘러 보기 이전에 마른 목부터 축이기 위해 일반 음료 바로 향했다. 역시나 스무 명 남짓 대기 중인 긴 줄. 야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부 이벤트에서 받은 크리스마스 워터 보틀을 품에 안은 사람들이 음료 주문을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에 서20일 오픈한 스타벅스 더종로점 2층 모습. /사진=박견혜 기자
대기 시간이 지루하진 않았다. 새 매장인 만큼, 구경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기줄 옆에는 스타벅스 더종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음식이 놓인 다이닝 존이 있다. 여타 일반적인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날 수 없는 제품들이 많았다. 커피찌꺼기 퇴비를 활용해 길러진 우리 농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7종의 라이스 푸드, 콩&고구마 라이스칩과 백년초 라이스 볼​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복을 입힌 듯한 포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음료를 시키고 매장을 둘러보다보니 점심시간이 됐다. 점심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은 회사원 이 아무개씨(33)는 “매장 공사때부터 눈여겨 보다가 오늘 오픈하자마자 방문했다”면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기에 기대가 컸다. 실제 와보니 인테리어도 세련됐고 무엇보다 (매장) 중간 중간에 조성한 조경이 인위적이기도 하지만 보기 좋다. 무대도 있던데 확실히 신경 쓴 티가 난다. 가까우니 앞으로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픈한 스타벅스 더종로점의 커피스테이지에서 음악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실제 더종로점에는 ‘커피스테이지’라고 불리는 ​무대가 있다. 그리스 오데온(Odeon) 혹은 디오니소스 극장(Theater of Dionysus)을 연상케하는 배치다. 오후 12시 40분이 넘어서자 매장 전체를 울리는 음악 소리가 들렸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공연이 진행된 것이다. 마치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처럼 느껴졌다. 

 

스타벅스 더종로점 오픈일인 20일(수)과 22일(금)부터25일(월)까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후원하는 어린이합창단을 비롯해, 전문 재즈밴드, 현악 4중주의 공연 등이 크리스마스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더종로점 인근에는 이미 다수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더종로점에서 500m 이내에 있는 스타벅스만 10군데 이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 거래 기준에 따르면, 가맹점을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하루평균 유동인구 2만명 이상인 지역을 제외하면 동종 업종 매장 반경 500m 이내에는 가맹점을 추가 출점할 수 없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나있다. 다만 이미 스타벅스 포화인 종로에 또 다시 스타벅스 매장을 들인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주변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지만 모두 한 블럭씩 떨어져 있다​”고 말하면서 “종로는 학원가, 문화재 등 다양한 특성이 집결한 공간이다. 젊은층에서 노년층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다. 더종로점은 이런 장점을 살린 상징적인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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