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70~80% 달해, 환자 내성과 부작용도 적어…폐암 4기 환자 평균생존율 30개월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비소세포폐암 환자인 김모(78·남)씨는 지난 5월 병원을 찾았을 때 상태가 극히 좋지 않았다. 양쪽 폐에 물이 차 있었고, 정상적 활동이 불가능했다. 10여일간 경과를 지켜본 후 의료진은 키트루다를 처방했다. 대략 6개월간 키트루다를 처방 받아 치료 받은 김씨는 의료진도 놀랄 만큼 큰 변화를 겪은 상태다. 수영을 다니는 등 정상생활이 가능한 상태가 됐으며, 완치도 기대를 걸 정도가 된 것이다. 다른 환자에 비해 김씨가 반응이 좋은 사례에 속하긴 하지만, 약물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의료진의 전언이다. 의료진은 김씨 사례를 ‘드라마틱한 효과’로 표현했다.

     

 

키트루다 / 사진=한국MSD

한국MSD ‘키트루다’는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비소세포폐암 1, 2차 치료제(1, 2차 단독, 1차 병용)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최신 기전의 항암제를 지칭한다. 인체 면역시스템을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이다.  

 

인체 면역체계는 기존에 없던 새 물질(암세포)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자가면역세포(T-림프구)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특정 단백질을 분비해 면역시스템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 PD-L1이 면역세포에서 나오는 PD-1수용체와 결합하면,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해 제 기능을 잃게 된다.

 

국내 출시된 면역항암제 중 대표적 항 PD-1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면역세포의 PD-1수용체에 붙어 암세포 표면에 PD-L1 단백질과 결합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제대로 공격할 수 있게 한다. 비유하자면, 경찰이 가면 쓴 도둑을 알아보지 못하다가 가면을 벗기면 알아보고 체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 가면을 벗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키트루다는 3주마다 1회 200mg을 투여하며, 질환이 진행되거나 허용 불가능한 독성 발생 전까지 투여한다.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효능을 평가한 KEYNOTE-024 임상연구는 이 품목을 이해하는 첩경으로 판단된다.    .

KEYNOTE-024는 편평세포와 비편평세포를 포함하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치료 경험이 없고 PD-L1 발현율이 높으며(TPS 50% 이상)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다.

 

기존 표준 치료인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키트루다 단독 치료 요법 효과를 비교한 결과, 키트루다가 기존 표준 치료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50%(HR, 0.50 [95% CI, 0.37, 0.68]; p<0.001) 감소시켰다. 사망 위험은 40%(HR, 0.60 [95% CI, 0.41, 0.89]; p=0.005) 줄였다. 

 

반응률의 경우 키트루다 투여군이 44.8%(95% CI, 36.8 to 53.0)로, 27.8%(95% CI, 20.8 to 35.7)인 항암화학요법 투여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제 관련 부작용 역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한국MSD

◇ 전문가들도 키트루다 효과 확신, 반응률은 일부 차이 

 

이같은 키트루다 효과에 대해서는 의료 현장 전문가들도 대부분 확신하는 모습이다. 단, 환자 표본이 적어서 반응률에 있어서는 일부 차이를 보인다.  

이정은 충남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키트루다가 비급여일 때 환자들 기대가 많았다”며 “키트루다를 써보니 드라마틱한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실제 키트루다 효과가 어느 정도이길래 이정은 교수가 드라마틱이란 표현을 쓰는 것인가를 놓고 궁금증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폐암이 완치 단계인 환자가 있고, 부작용으로 인해 입원한 사례도 없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폐암 환자에 대한 키트루다 반응률이었다. 그가 진찰해 키트루다를 처방한 환자들을 구체적으로 지켜보고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 중 70~80%가 1차치료제로 효과가 있었다. 

 

물론 의약품에 대한 반응률은 환자의 기본적 상태나 컨디션 등 종합적 변수가 많아 일률적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표본도 많아야 한다. 다만 이 교수가 담당한 환자들만 대상으로 했다는 전제조건을 감안해도, 환자들 70~80% 정도가 키트루다에 반응을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평가된다. 특히 반응률에는 암세포 크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포함된다.

 

이 교수는 “제가 담당해 치료한 환자들 중에는 암세포 크기가 유지되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며 “70~80% 환자들 모두 암세포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의 높은 반응률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는 키트루다 경쟁력에 대해 “주사제인 키트루다는 3주 간격으로 환자 인체에 들어가는 등 사이클이 편한 것이 장점”이라며 “환자들이 키트루다를 맞은 후 병원 밖에서는 환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무래도 키트루다가 2차 치료제보다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며 “환자들 삶의 질이 좋아지는데 도움을 준 약물이 키트루다”라고 말했다.    

 

홍민희 연세대의대 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 반응률이 20~30% 정도라고 밝혔다. 홍민희 교수는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들 효과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들의 암세포 개수가 큰 차이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과거 폐암 4기 환자 평균 생존율은 어느 조사에서도 1년을 넘지 못했다”라며 “지난 10월 일본 요쿠하마에서 개최된 세계폐암학회에서는 키트루다의 평균 생존율이 30개월인 것으로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트루다 장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우선 기존 약제에 비해 반응률이 높다는 점이다. 조사 시점과 샘플 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세계폐암학회에서는 반응률이 45%로 나왔다. 각종 논문들을 분석해보면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들 10명 중 2명 정도가 반응률이 나온다. 수치로 보면 20% 정도다. 

 

한 번 암세포 크기가 줄어든 환자는 내성이 잘 안 생긴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키트루다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홍 교수는 부작용이 월등히 적다는 점도 역설했다. 탈모는 없으며, 무기력감은 일부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정도다. 그는 “키트루다는 기적적 약물이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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