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샤이니 종현’의 갑작스런 죽음에 ‘베르테르 효과’ 우려
  • 박현영 인턴기자(gusdud8277@sisajournal-e.com)
  • 승인 2017.12.1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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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청소년·젊은 여성, 감정 변화에 취약”…빈소에서 만난 팬들, 무력감 심각해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보이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27, 본명 김종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팬들이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종현의 주요 팬층인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의 모방자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지난 19일 기자가 둘러본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빈소는 고인을 추모하러 온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조문객 대부분은 10·20대 여성이었고 교복차림의 여학생들도 있었다. 국내 팬 뿐만 아니라 해외 팬도 눈에 띄었다.

장례식장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여성 팬을 볼 수 있었다. 품에는 국화꽃을 끌어안고 있었다. 상주 이름이 적힌 안내판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여고생과 갑작스런 비보에 외국에서 달려온 해외팬도 보였다.

한류 스타 종현의 갑작스런 자살에 모방자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현상인 ‘베르테르 효과’가 이번 사건으로 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 연예인의 죽음이 평소 우울감을 갖고 있던 팬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국내 연구진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자살로 숨진 9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0대 여성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모방자살 위험이 1.6배가량 높았다. 지난 1986년 일본 10대들의 우상이었던 오카다 유키코의 투신 자살로 2주 동안 청소년 31명이 동조 자살한 사례도 있다.

오미영 마이스토리 종합심리상담센터 소장은 “팬들이 느끼는 감정이 충분히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인의 자살에도 사회의 책임은 있다. 사회가 함께 나서 우울증과 자살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좋아하는 유명인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유명인의 감정에 몰입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은 인지적으로 덜 성숙하며 충동성이 강한 경향이 있어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 소장은 “특히 종현의 주요 팬층인 청소년의 경우 미디어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언론은 자살 방법 같은 자극적 내용의 보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은 청소년 팬들의 우울감이 커지지 않도록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의 경우 유명인이 자살을 해도 아무 설명없이 그냥 ‘사망했다’ 혹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라는 식으로 보도한다. 유명인의 죽음이 일반인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자극적인 보도를 피하기 위함이다.

 

지난 19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샤아니 종현의 빈소에 고인의 팬들이 몰여와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박현영 기자
실제 이날 빈소에서도 종현의 심경을 이해하거나 동감한다는 팬들이 많았고, 큰 무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종현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이한나씨(25)는 “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탓에 우울증을 많이 겪는다. 종현이 (유서에서) 밝힌 감정에 공감간다”고 말했다.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빈소를 찾은 중·고등학생들도 많았다. 담임선생님 허락을 받고 빈소를 방문한 이아무개(18)양은 “아무 생각 안 난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고, 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샤이니의 첫 인도네시아 콘서트를 보고 한국으로 유학 온 하킴씨(27)는 “샤이니가 보고 싶어 한국에 왔다. 아직도 (종현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고향에서 친구가 왔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빈소를 찾은 서혜영씨(20)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샤이니 팬이었다”며 지금 너무 힘이 빠진다. 같이 온 친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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