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전기차 기술 5년여 뒤쳐진 한국…“시장 변화 맞춰 기술 개발해야”

내연기관 자동차 이후의 자동차로 순수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다.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기술을 절반씩 나눠 쓰는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 토요타·렉서스·혼다 등 일본차는 하이브리드차로 점유율 확대를 이뤘다. 해외 시장에선 배터리 기능을 보강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보다 앞서 간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해 보급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2세대 모델을 생산 중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한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차량 구동에 활용한다. 순수 전기차와 달리 전기 생산에서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오염이 없다.

현대차의 앞선 걸음 뒤로 일본차 토요타와 혼다가 따라 붙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모터쇼에 수소연료전지차를 전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수소연료전지차가 친환경 미래차 시장의 중요한 한 축으로 올라섰다는 방증이다. 수소연료전지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주도권 가져오는 것이 중요해졌다. 현대차가 산학연관 뜻을 모으는 것도 이해된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로의 이동 없이 바로 수소연료전지차로 이동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질적으로 당장 5~10년을 먹고 살아야 할 과제가 바로 순수 전기차로 나타나고 있고 전세계 시장도 이에 순수 전기차,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에 반응하고 있다. 한국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양산 능력 등에서 이미 순수 전기차 경쟁력이 5년가량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개발과 보급, 충전소 설치 등 핵심 과제 수행에 앞서 순수 전기차 보급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아직 순수 전기차에 비해 다양한 난제를 품고 있다. 부생수소 등 수소의 생산 한계성과 물 등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커서 경제성 측면에서 큰 악재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수소 충전소도 워낙 고가이고 안전상의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측면에서는 님비현상도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2013년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나선 현대차가 아직 일반용 판매를 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순수 전기차 충전이 집에서도 가능한 반면 수소 충전소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한계점도 지니고 있다.

향후 수십년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가 다양하고 치열하게 싸우면서 점유율 전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국이 어느 차종 집중할지 여부는 반드시 다양성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주도권을 쥘 차종이 무엇인지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 현재는 순수 전기차가 답이다. 중단기적 먹거리와 장기적 먹거리를 나누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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