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거론…괴사성장염은 가능성 낮아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원인이 ‘그람음성균’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그람음성균과 관련 있는 질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이 사망 당일 시행했던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질본은 이 세균이 그람 음성균 중 하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확한 이 세균의 균종은 오는 20일 경 최종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람음성균은 그람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염색되는 세균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색소 저항력이 강하고, 계면활성제 내성이 강하다. 통상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질환자나 신생아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감시와 처치가 요구되는 세균이다. 

 

그람음성균의 종류는 수없이 많다. 이중 우리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이질균·티푸스균·콜레라균·페스트균·임균·수막염균·스피로헤타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그람음성균이 원인이라면 신생아들을 사망하게 한 2차 질환의 범위도 좁혀볼 수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그람음성균과 관련된 질환은 패혈증이나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을 지칭한다. 지난 10월 연예인인 최시원 씨 가족이 기르던 프렌치불독에 같은 아파트 주민인 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물렸을 때에도 직접 사인은 패혈증이었다.   

 

요로감염은 요도, 방광, 요관, 콩팥을 포함하는 요로기계 감염을 지칭한다. 통상 장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공교롭게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지난 9월 요로감염으로 입원한 생후 5개월 영아 수액통에서 날벌레가 나와 파문이 일었던 사례도 있다.

 

뇌수막염은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에 존재하는 거미막밑공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지칭한다. 이 질환은 노인이나 어린이, 건강 위험 요인과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서 치사율이 더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 그람음성균과 관련 있는 질환들 중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병으로 신생아괴사성장염이 꼽히고 있다. 신생아 괴사상장염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초기 사망원인으로 추정됐던 질환이다.      

 

정확한 통계수치는 없지만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신생아 중 1~5%가 신생아괴사성장염에 걸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주로 32주 미만 신생아나 1500g 미만 신생아들에게 걸릴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심규홍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괴사성장염의 원인 중 1~2%가 그람음성균과 관련됐다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현재로선 신생아괴사성장염은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모두 사망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신생아 사망 건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부검 결과와 배양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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